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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인수금융 한도 고갈…대출받아 급한불 끈다

김경은 기자I 2016.01.15 06:10:00

KCI, 씨앤앰 배당청구권 양도 통해 자금 빌리기로
7월말 2.1조원 인수금융 차환이 관건…씨앤앰 매각불발 대비중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자회사인 국내 3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씨앤앰(C&M)에 대한 이익배당청구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빌려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지난 2007년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가 씨앤앰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처럼 씨앤엠을 통해 오는 6월까지는 인수금융 디폴트 위기를 넘길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012년 신디케이션론 제공 당시에 비해 씨앤앰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탓에 오는 7월 만기도래하는 2조원대의 인수금융 차환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KCI, 씨앤앰 대출로 이자지급 추진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설정한 한도대출(RCF)이 바닥을 드러냄에 따라 오는 27일 이자 납입이 문제되고 있는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씨앤앰 배당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이를 통해 대출을 받아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오는 3월 배당결의를위한 주주총회를 열어 씨앤앰으로부터 배당을 받아 대여금은 곧바로 상환할 계획이다.

MBK와 맥쿼리는 지난 2007년 당시 자본금 9000억원에 인수금융 1조4000억원으로 씨앤앰을 인수했다. 이후 강남케이블방송을 3800억원에 추가로 사들여 씨앤앰 덩치를 키웠고 2012년 신디케이션론 만기가 돌아오면서 2조1000억원으로 차환 규모를 늘려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6000억원은 씨앤앰이, 나머지 1조5000억원은 국민유선방송투자가 빌렸다.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이자를 내야하는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씨앤앰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에 비해 이자비용이 높아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어 자체적으로 이자를 상환하기 힘든 상황이다. 당장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씨앤앰 자금을 끌어와 금융부도를 맞는 상황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말 2.1兆 인수금융 차환이 관건

하지만 관건은 오는 7월27일 만기도래하는 2조1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차환 성사 여부다. 지난 2012년 인수금융 차환 당시 3000억~4000억원 수준에 달했던 씨앤앰의 에비타(EBIDTA·상각전영업이익)가 최근에는 2000억원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MBK와 맥쿼리는 인수금융 만기도래 이전 씨앤앰 매각을 서둘러왔지만 2조5000억원 이상의 높은 인수가격과 과도한 인수금융 등으로 매각작업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인수금융 대주단들은 지난해 말부터 씨앤앰 매각을 주시하며 인수금융 차환 여부를 검토해오고 있다.

우선 오는 2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 인가조건을 주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의 합병 인가조건에 따라 유료방송업계 판도가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되는 만큼 케이블TV와 통신사간의 인수합병(M&A)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KT와 SKT 양강구도로 유료방송시장이 재편될 경우 다급한 LGU+가 씨앤앰 또는 현대HCN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만기전 매각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자본금을 늘리고 인수금융 규모를 낮추는 방식 등 다각도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금융 규모가 워낙 커 부도가 날 경우 인수금융 대주단에 미치는 파급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MBK는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3000억원 가량 투자한 수준이라 펀드는 투자 실패 후폭풍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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