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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일제를 피해 독립운동을 하느라 중국을 떠돌던 임시정부 요인들과 가족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하지만 여기엔 일제 탄압을 피해 중국 각지를 떠돌며 독립 의지를 불태웠던 독립투사의 숨결이 남아 있지 않다.
독립기념관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곳은 현재 중국 현지인이 거주하는 일반 가정집이다. 이층집 지붕에 설치돼 가동 중인 에어컨 실외기는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음을 알려준다. 입구에 서 있는 안내 비석은 2013년 12월16일 세워졌다. 비석을 세운 곳은 우리나라 정부가 아니라 항저우시 인민정부다. 안내문은 한글 표기 없이 한자만으로 쓰여 있다.
이곳에서 걸어서 10분만 가면 중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관광지인 ‘시후’(西湖)가 있다. 하지만 시후를 찾는 많은 한국인 관광객은 바로 인근에 독립운동 유적지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광복을 위해 몸바쳐 싸웠던 지사들의 흔적은 항저우시 뒷골목에서 그렇게 잊히고 있었다.
독립운동 유적지가 몰려 있는 중국 충칭시(重慶市)에서도 마찬가지다. 충칭시 저우롱로(鄒容路) 39호에 있던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건물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3번째 청사는 방치된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가 도시 개발에 밀려 철거된 지 오래다. 중국 정부는 철거된 건물 자재들을 창고에 보관했다가 이전해 복원한다는 계획이나 이행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역사학자 등이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우리나라 독립운동 유적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중국 정부에 협조를 구해야 한다”라며 “우리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스스로 역사의식을 키우고 국내·외에 흩어진 우리나라 독립운동 유적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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