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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만난 김영철 연남공인중개사 대표는 연남동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에도 다가구주택을 매입하거나 팔고자 하는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마포구 연남동과 상수동이 ‘걷고 싶은 골목’으로 자리잡으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이 바빠졌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사들여 찻집이나 식당, 생맥주집으로 리모델링하고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 일대 점포의 월 임대료까지 덩달아 치솟으면서 소규모 상점 세입자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연남·상수동 다세대·다가구주택 거래량은 2012년 60건에서 이듬해 69건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135건이 팔리면서 거래량이 1년 새 2배(66건) 가까이 늘었다.
걷는 상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일대 땅값은 걷기 대신 뛰기를 선택한 모양새다. 연남·상수동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연남동 상권 도로변에 있는 토지 가격은 지난해 3.3㎡당 2500만~2600만원 선을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3000만원을 돌파했다. 상수동도 지난해 3.3㎡당 4000만원 중반에서 이달 현재 5000만원을 넘어섰다.
소규모 점포가 몰려 있는 연남동 동진시장(연화로)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는 4층 규모의 S상가는 지난해 9월 3.3㎡당 2774만원(건물값 제외)에 거래됐지만, 인근에 있는 R건물(4층)이 올해 1월 3.3㎡당 3061만원에 팔리면서 일대 땅값이 4개월 새 10%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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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상인들은 임대료 상승에 울상이다. 연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얼마 전 주인이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해 걱정”이라며 “2년 전 처음 들어올 때는 권리금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권리금을 내는 상점도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