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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門의 배당]⑤롯데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

박수익 기자I 2015.02.06 06:00:00

신격호 회장 직계가족 지분율 낮고 주식수도 적어
유보율·M&A 등 등 경영흐름도 저배당 요인 분석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2014년도 결산실적발표와 함께 기업별 배당금도 속속 확정되면서 그룹 지분구조와 배당의 상관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얼마나 돌려주느냐의 지표인 ‘배당성향’(이익대비 배당총액)이 그룹별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소수 직계가족이 주주인 그룹과 대가족이 주주로 있는 그룹의 배당성향은 확연하게 구분된다. 배당에 의존하는 친척들이 많을수록 기업총수는 가문을 위해 배당을 책임져야하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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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권 후계구도로 관심을 받는 롯데그룹은 국내증시 대표적 ‘저(低)배당주’로 꼽힌다. 롯데그룹 상장사 중 총수일가 지분이 미미하거나 배당을 하지 않는 곳을 제외한 4개사(롯데쇼핑·제과·푸드·칠성음료)의 지난해 평균 배당성향은 5.5%. 한해 벌어들인 이익의 10분의 1도 배당하지 않았다.

롯데푸드(002270)는 해마다 주당 1250원씩 현금배당을 해오다 2013년결산 때는 1500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그해 순이익 증가율은 85.6%인데 배당총액 증가율은 26%였다.

롯데칠성(005300)음료 역시 2011~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순이익이 증가해왔지만, 배당성향은 평균 6%. 이른바 ‘콘크리트벽’을 형성하고 있다.

롯데가 최근 인수합병(M&A)한 매물 중 가장 규모가 큰 롯데하이마트(071840)의 배당성향 변화도 흥미롭다. 롯데 인수(2012년 7월) 전후로 뚜렷하게 비교된다.

하이마트는 롯데그룹 인수전 2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12%였지만 인수 첫해 8.3%, 이듬해 4.2%로 줄었다. 순이익은 늘었는데 배당총액은 묶어뒀기 때문이다. 2013년도 결산때 순이익이 74.3% 증가했지만 배당총액은 그대로였다.

롯데 저배당은 경영상의 판단이지만, 지배구조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형제가 10남매에 이를 정도로 ‘대가문’이지만 신 회장 직계를 제외하면 롯데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친인척이 없다.

사촌 형제와 조카들이 다양하게 공동주주로 포진해 배당성향이 높은 LG(003550)·GS(078930)·LS(006260) 등 범LG가와 다르다. 순차적으로 농심(옛 롯데공업), 푸르밀(옛 롯데햄우유) 등으로 계열분리해 나간 탓이다. 농심과 푸르밀이 ‘롯데’란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은 ‘상호’를 둘러싼 갈등 여파도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직계가족 지분율도 높지 않다. 신동빈·신동주 형제가 롯데쇼핑(023530) 지분을 각각 13.5%씩 가지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계열사 지분율은 모두 한자릿수다. 롯데그룹이 계열사간 ‘거미줄’ 출자로 얽혀 있어 총수일가가 핵심회사를 제외한 다수 계열사 지분을 직접 소유할 필요성이 낮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상장주식은 발행주식수가 적어 대부분 주당 가격이 비싼 ‘고가주’다. 배당을 어지간히 높이지 않고서는 지분율도 낮고 주식수도 적은 총수일가에게 배당수입을 안겨주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롯데그룹은 국내 주요그룹 중 투자를 하지 않고 쌓아두는 유보율(잉여금/자본금)도 최고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그룹 M&A 선봉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던 롯데쇼핑도 2012년 하이마트 인수 이후 빅딜 마켓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재무개선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이러한 경영흐름도 배당과 연결지어 볼 수 있다.

한편 롯데그룹의 올해 배당금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롯데쇼핑(63억원), 롯데제과(4억원), 롯데칠성(2억원)에서 70억원 가량 배당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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