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천주교 내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한국 천주교회를 ‘전진기지’로 삼아 아시아 가톨릭 선교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약 40억 인구가 살고있는 아시아의 선교를 중요한 임무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특별히 여기는 이유로는 우선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였고 103위 순교성인, 124위 순교복자에서 보듯이 순교자가 유독 많은 한국 천주교회의 특수성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한국 천주교가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사회와 아시아에서 영향력이 커진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 천주교는 OECD 국가 중 신자와 성직자가 동시에 증가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특히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신자가 219만여명이 늘어 74%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성직자가 감소하는 유럽 교회들과 달리 한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천주교회통감’에 따르면 2013년 현재 한국의 사제는 총 4788명. 전년 대비 113명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베트남과 몽골 등에서 신학생을 위탁받아 사제로 육성하는 국가가 됐다.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사제가 되기 위해 마카오로 유학을 갔던 200여년 전 상황과 완전히 반대가 된 것이다. 수단의 성자로 불리는 이태석(1962∼2010) 신부처럼 해외 선교에도 적극적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높아진 위상은 교황청에 내는 분담금과도 관련이 있다. 한국의 천주교 신자는 544만여명이다. 국내 전체인구 5212만여명 중 10.4%를 차지한다. 인구 10명당 1명꼴인 셈이다. 전 세계 신자의 0.43%며 아시아에서는 필리핀(8024만여명·이하 교황청 ‘교회통계연감 2012’), 인도(1976만여명), 인도네시아(753만여명), 베트남(657만여명)에 이어 5위였다. 그러나 교황청 분담금을 통해 선교와 구호활동에 기여하는 비중은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 정진석 추기경은 2010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교회가 교황청에 보낸 납부금과 헌금은 세계 8번째며, 아시아에서는 1위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