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결국 시장 예상대로 당장 만료를 앞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말까지 연장하면서 "필요할 경우 3차 양적완화(QE3) 카드도 꺼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금 연준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셈이지만, 아무래도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정도 부양 카드는 이미 시장 참가자 누구나가 예상했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예상을 선반영한 시장은 연준의 성명서에도,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채널캐피탈리서치 덕 로버츠 수석스트래티지스트는 "사람들은 연준에 대해 기대치가 높았고 일부에서는 이번에 당장 3차 양적완화 카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까지 가졌다"며 "버냉키 의장은 종전처럼 상황에 따라 QE3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 정도로는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쯤에서 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 효과가 다 끝났다고 보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다. 향후 유로존이나 미국 경제 여건에 따라 기대감이나 실망감이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이날 증시 주변 여건이 좋았기에 지수가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며 이후 상황에 따라 연준에 대한 실망감이 지연돼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토드 쉔버거 블랙베이그룹 이사는 "연준이 채택한 부양책은 해야할 일을 잘 해낸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정도 부양책으로는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시장에 있는 많은 참가자들은 보다 강한 부양책을 기대했고 이는 큰 실망을 안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이날 글로벌 뉴스가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아 연준 발표가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유로존 등 상황이 안좋아진다면 이같은 실망감이 차후에 반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추가 부양 가능성을 언급한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의외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TCW그룹의 브렛 바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목표는 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것으로,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모기지금리를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그 때문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을 채택한 것이지 정책수단이 없어서는 아니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추가 부양책을 꺼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대가 시장이 부정적일 때마다 고개를 들 것이며 연준이 얘기한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아주 원론적으로 보이겠지만, 나중에는 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시장이 이를 어느 정도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이클 S. 핸슨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에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결국 시장 참가자들의 부양 기대가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도 "시장은 이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을 가격에 다 반영했고, 심지어는 QE3 가능성도 70% 정도는 반영한 듯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