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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브리핑]`왕의 방진`

김경민 기자I 2011.11.11 08:02:04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숫자 하나만 남겨두고 다 버리면 되요. 이렇게 하는 것이요. 왕의 방진이란. 필요없는 것은 없애고 방해되는 것도 다 없애고 단 하나로 힘을 모으는 것"

인기 TV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태종 이방원을 연기한 탤런트 백윤식의 대사다. 열과 행, 대각선 숫자를 모두 더해 같은 수가 나오게 하는 정사각형의 게임, 마방진을 풀고 있는 아들 이도에게 해법이라며 한 말이다.
 
모든(?) 방진을 푸는 데 있어, 다른 숫자를 다 밀어내고 가운데 단 하나의 숫자만 놓고 다 버리면 된다는 것.

당황스럽다. 그렇다면 마방진을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하나의 답은 얻을 수 있다. 풀 수 없다면 버리고 생각하는 법이다.

요즘 시장 분위기가 다시 뒤숭숭하다. 어제(10일)는 갖가지 재료가 매트릭스가 돼 괴롭혔다. 다른 때도 아닌 11월 옵션만기 때 5%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벌써 1년이나 지났지만, 작년 11월11일 옵션만기의 악몽은 여전하다.

올 한해 내내 괴롭힌 유럽발 재정위기가 주범이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가 그리스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여기에 옵션만기와 공매도 금지 해제라는 이벤트가 가세했다. 올 들어 가장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던 만기였지만, 동시호가 때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장이 변동성이 줄었다고 판단해 연장하지 않았던 공매도 금지도 부메랑이 돼 외국인 매도를 자극했다.

유로존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1조유로로 증액할지를 결정하는데 진통을 겪고 있다. 1조 유로는 한국의 1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넘는 금액이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것은 없다. 유럽은 우리의 손 밖에 있는 문제다. 앞으로의 유럽을 가늠하기 어렵다면, `왕의 방진` 식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상황을 빼놓고 답을 구하는 것이다. 가운데에는 단 하나, 주식 매매의 기본이 되는 펀더멘털만 남겨보자.
 
해결 못하는 변수는 빼는 것이다. 먼저 유럽 변수를 제외해보자. 저성장에 허덕이고 있는 유럽의 영향권에 벗어난 종목을 볼 필요가 있다. 내수주나 유럽에 수출 비중이 낮은 종목이 이에 해당한다. 토러스투자증권은 한국의 주요 수출 기업 중 유럽지역의 수출 비중이 작으면서 내년 순이익증가율이 1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종목으로 LG화학(051910) GS건설(006360),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등을 추천했다. 반면 올 한해 잘 달렸던 자동차산업은 유럽 비중이 높은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공매도가 해지됐던 첫날 공매도 수량이 많았던 종목들도 피할 필요가 있다. 하이닉스(000660) 한진해운(117930) STX팬오션(028670) 등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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