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예나 지금이나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게임 중 하나가 `틀린 그림 찾기`다. 과자 겉봉지에 그려진 두개의 그림을 보고 누가 먼저 서로 다른 부분을 빨리 찾는지를 겨뤄본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처음 두 개의 그림을 보면 마치 복사본처럼 똑같아 도무지 어디가 다르다는 건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나중에 답을 알고 보면 신기하게도 그 부분만 눈에 쏙 들어온다.
이렇게 쉬운 것을, 이렇게 확연히 다른 것을 왜 진작에 찾아내지 못했을까 자책한 경우도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했다. 11일(현지시각)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증시의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고, 국내기업 역시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어닝시즌이 한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있어서, 특히 어닝시즌에 있어서 최대의 화두는 삼성전자다.
당초 3조3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삼성전자가 제시한 잠정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으로, 예상치를 무려 1조 가까이 웃돌았다. 예상치 못한 깜짝 실적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여타 IT업체 역시 실적 기대감이 한껏 살아난 분위기다.
증권가에 따르면 IT주의 실적 컨센서스 하향조정이 서서히 멈춰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수요가 예상만큼 나쁘지 않거나 혹은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으로 삼성과 관련된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 실적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부품업체들에 대한 생각이 좀 달라진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은 것은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덕분이다. 반면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메모리부문의 실적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IT업종이라 하더라도 분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스마트폰 실적이 좋았던 만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업체의 실적은 좋을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 업체 등 다른 부문에 속한 종목들의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서로 똑같은 IT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틀린 그림찾기에서 답을 알고 그림을 보면 서로 다른 부분만 확연히 보이는 것처럼, 각 종목에 대한 꼼꼼한 정보를 체크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실적이 눈에 들어온다. 미리 체크를 해본 투자자와,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같은 IT 업종이라는 점만 염두에 둔 투자자는 그 성과가 크게 엇갈릴 수 있는 것이다.
여느 때 보다 관심이 높아진 3분기 실적시즌이다.
큰 그림만 보고 똑같다고 판단하지 말고,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서로 다른 점을 찾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