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망)신용경색 우려, 이젠 약방의 감초(?)

정태선 기자I 2007.09.06 08:10:55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가 하루 아침에 끝날 일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시장의 중심에서는 약간 벗어난 듯 하다가도 하루밤 사이에 핵심 재료로 등장해서 주가나 환율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약방의 감초'처럼 자리를 잡고선 쓴맛과 단맛을 조절하고 있는 듯하다.

밤사이 미국에서 뉴욕 증시는 급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고용이나 주택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7월 미국 잠정주택판매지수는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8월 민간부문 고용 창출 건수도 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월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 활동이 전지역에 걸쳐 확장됐다"며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제시했지만 위축된 투자 심리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베이지북 등을 토대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함을 감안할 때 베이지북의 낙관적인 견해는 주식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다.

전날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 8월 제조업지수나 7월 건설지출 부진을 근거로 FRB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며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던 어제장과는 반대다.

일희일비 할 일이 아닌 듯하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보조를 맞춰가고 있지만, 충격이나 파장은 서브프라임 문제가 처음 대두됐던 때보단 많이 약화됐다.

그렇다고 자욱한 안개 속에서 내달릴수도 없는 일이라 박스권에 갇혀서 지켜보자는 흐름이 지배적이다.

이 보다는 국내수급에 더 초점을 두고 '핑퐁게임'을 하듯 박스권내에서 주고받기를 지속하고 있다.

뉴욕시장의 분위기를 보면 달러/원 환율은 다시 상승할 기회를 잡은 것 같다.

다만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로 돌아선 점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전날 2800억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3개월여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동안 상승동력이 되거나 하방경직성을 유지해 주던 주식관련 역송금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일 수도 있겠다.

달러/엔 환율이 뚜렷한 재료없이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보면, 모두가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제한적인 상승 속에서 변동폭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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