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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략)"3월 금통위, 그 다음은?"

이정훈 기자I 2003.03.06 08:33:37
[edaily 이정훈기자] 6일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눈과 귀는 3월중 콜금리 목표를 결정할 금통위쪽으로 활짝 열려있다. 최근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돼왔고 추가적인 금리 하락도 막혀있는 단기금리쪽이 여지를 만들어줘야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관심의 정도는 다소 누그러졌다. 이틀전 박승 한은총재가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과 달리 4%대로 떨어지더라도 금리인하로 대응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언급함에 따라 "이번엔 힘들다"는 생각들이 팽배해졌다. 실제 외국계들의 콜금리 인하 전망을 믿고 다소 투기적인 국채선물 매수 포지션을 쌓아온 외국인들은 어제 기대를 접고 일부 포지션을 정리했다. 시장에서도 이미 냉정하게 당장 콜금리를 인하할 때 생기는 득과 실을 따져보면서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소 지나쳤던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금통위 이후 한국은행의 코멘트 정도. 이 역시 그다지 관심을 끌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한은총재와 부총리가 전쟁에 따른 성장 둔화 가능성을 누누이 얘기한 상황임을 감안,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언급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이번 금통위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장에 남겨준 "숙제"는 금통위라는 이벤트 리스크를 넘긴 다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다. 펀더멘털과 수급여건은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다. 특히 펀더멘털은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에 둘러싸인 변수를 감안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관심은 다시 지정학적 리스크의 변화 추이에 집중될 전망이다. 어제 국내에서 이라크전쟁 개전에 대한 외신 루머가 시장에 영향을 줬고 간밤 미 국채수익률 하락도 이라크전쟁 발발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2차 결의안을 거부할 뜻을 보였지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미국이 유엔 결의안 없이도 이라크에 대해 군사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어 전쟁 개시가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또한 이라크전쟁에 묻혀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는 북핵문제도 여전히 관심이다. 미국의 무력사용 가능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북한 핵개발을 용인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력 일간지들이 동시에 보도한 점은 "뭔가가 있지 않느냐"는 추측을 낳고 있어 북핵 사태의 해결 추이도 억눌려 있는 주식시장이 다시 어깨를 펼 수 있느냐를 좌우할 전망이다. 한편 미국 금융시장은 국내 채권시장에 별다른 방향성을 부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 수익률은 8일 연속 하락했지만, 과열 논쟁이 불붙고 있는 상황이고 다우와 나스닥은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결국 오늘 금리는 금통위와 전쟁관련 발언들을 주시하면서 큰 흐름을 잡을 것으로 보이며, 주가와 통화스왑(CRS) 리시브 수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동향 등이 "잔파도"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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