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시 키 포인트(30일)

김희석 기자I 2000.11.30 08:53:56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현실로 나타나며 증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반등에 대한 희망이 높은 상황이지만 재료들을 보면 오늘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소들이 많다. 미국 경기둔화가 지표상에 반영되며 나스닥시장이 연일 연중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국내의 실물경기도 위축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최근 진정세를 보였던 환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다만 공적자금 조성안의 국회통과가 오늘 예정돼 있고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던 한전노조도 다시 한발짝 물러난 상태여서 지수하락을 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료들을 점검해 본다. ◇미 증시 불안지속..나스닥 또 연중최저치 새벽에 끝난 미국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나스닥지수가 또 다시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겨우 2700선을 유지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9일중 8일간 하락하는 약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10월2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다우지수는 상승세를 보여 신약구강 현상이 뚜렷해졌다. 지난 해와 달리 올 연말에는 다우의 블루칩 강세, 나스닥의 첨단기술주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우지수는 121.53포인트, 1.16% 상승한 1만629.11을, 나스닥지수는 27.91포인트, 1.03% 떨어진 2,706.93을 기록했다. 이날 아침 발표된 3.4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가 2.4%로 나타난데 대해 뉴욕 증시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높은 수치라고 환영하면서 강세를 나타내는 듯 했으나 곧바로 4년만의 최저치라는 해석이 대두되면서 나스닥 약세, 다우 강세로 반전됐다.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13% 하락으로 마감됐다. 인텔이 1.7% 오르고 KLA텐코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이 각각 7%, 3%씩 상승하면서 지수 하락폭을 좁혔고 최근 폭락했던 통신용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이날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투자등급 상향조정에 힘입어 11.7% 급등, 상승세로 돌아섰다. ◇달러/원 환율 다시 급등세..1200원대 올라서 지난 주 후반 이후 조정양상을 나타냈던 달러/원 환율이 다시 폭등세로 돌아섰다. 어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6.10원 높은 1200.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연중최고치였던 지난 23일의 1193원보다 7.80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주가급락, 대만달러 추락, 구조조정 지연 가능성등 다양한 악재가 쏟아지며 환율폭등세를 이끌었다. 기업들은 수입결제는 앞당기고 수출대금은 나중에 내놓는 방식으로 외환거래에 나서 외환시장의 달러수요 우위 상황을 초래했다. 환율상승은 외국인투자자들의 환차손을 발생시키지만 수출기업들의 영업환경을 개선시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 증권시장이 어떻게 반응지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제조업 가동률 6개월만에 최저..실물경제 위축 지속 경기가 갈수록 움츠러들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의 생산 출하 소비 등 각종 실물경제지표 증가율 및 제조업 가동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중 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은 작년 10월보다 11.5% 늘어나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이후 1년반만에 증가율이 가장 낮았고 특히 9월에 비하면 0.4% 줄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 가동률은 76.4%를 기록, 4월(76.3%)이후 반년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이밖에 소비심리 위축 및 건설경기 침체도 뚜렷해지고 있다. 실물경제의 위축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적자금 동의안 오늘처리..구조조정 가속화 기대감 그동안 여야간 대치로 처리가 미뤄지던 공적자금안이 오늘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어제 국회에서 정책협의회와 재경위 법안심사소위를 잇달아 열고 정부가 요청한 40조원 규모의 2차 공적자금 동의안을 당초 합의대로 오늘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또 여야는 공적자금 관리를 투명하게 하기위해 공적자금 관리법을 제정키로 합의했다. 공적자금안의 국회통과는 금융권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작용,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 자금이 투입될 경우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유동성도 호전돼 수급호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노조 파업 유보..공기업 파업일정 영향 받을듯 한전 노조가 파업결정을 다음 달 3일까지 다시 유보했다. 한전노조는 어제 밤 늦게까지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회의 결과 당초 30일부터 단행키로 했던 파업을 유보, 다음달 3일 파업여부를 최종 결정짓기로 했다. 한전노조의 파업유보 방침에 따라 정부의 일방적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왔던 공공부문 노조가 무력화되고 철도노조와 한국통신노조를 비롯한 양대 노총의 파업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하지만 한전노조측은 파업결정 유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민영화 방안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파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은 계속 고수하고 있어 한전 파업은 앞으로도 당분간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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