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취임식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불과 사흘 후에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선 “그(김정은)는 종교적 광신자가 아니다. 똑똑한 남자”라면서 북미 정상외교를 다시 시도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이후 그 후폭풍은 상당했다. 미국이 대북 협상의 전략을 기존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서 한발 물러난 핵 군축이나 핵 동결 등 스몰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이후 백악관이 1기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비핵화를 추가한다는 입장을 내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스킨십 외교를 중요시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탄핵 정국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 체제를 겪는 한국을 패싱하고, 톱다운 방식의 북미 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예상은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단단했던 한미 동맹 관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열흘이나 지났지만 주요국과 달리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음달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열 계획인데, 한국은 아직 추진조차 못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위해 앞서 재임 1기 때와 같이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 정부가 가장 큰 치적으로 내세우는 한미일 삼각 공조가 무색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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