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CJ CGV(079160)의 주가 추락 여파가 미디어·콘텐츠 업종 전반에 걸쳐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관련주들의 주가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부진의 늪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나 하반기로 갈수록 대작 라인업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전망을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가 유상증자를 발표하고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21일부터 이날까지 콘텐트리중앙(036420)은 9.5% 하락했다. CJ ENM(035760)과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도 각각 12.93%, 7.48% 내림세를 보였다.
앞서 올해 상반기 미디어·콘텐츠 업종은 부진을 겪어 왔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기의 영향으로 저조한 실적을 시현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3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왔다. CJ ENM은 올해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더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콘텐츠 투자비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이에 더해 최근 CJ CGV의 유상증자 ‘악재’ 여파가 설상가상으로 겹치며 업황에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CJ CGV가 휘청거리면서 CJ ENM 주가에 영향을 줬고, 불안감이 업황 전반에 걸쳐 번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 CGV가 제시한 콘텐츠 역량 강화 등 미래사업이 공연과 스포츠 등과 연관돼 있지만, 시장에서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간 카니발라이제이션(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으로 비춰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도 간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는 사라졌다. 외국인은 CJ ENM을 지난 13일부터 12거래일 연속 팔아치우고 있다. 또한, 기관은 콘텐트리 중앙과 스튜디오드래곤을 각각 26거래일, 24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좋지만, 주가 낙폭이 커지면서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는 취지다. 당장 내달 28일 콘텐트리중앙은 흥행 기대작인 ‘D.P.2’를 넷플릭스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도 하반기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와 ‘스위트홈 시즌2’도 준비하고 있다. CJ ENM도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영향을 받아 실적 개선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유상증자 규모가 시가총액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단기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고, 1차 유상증자 가격이 확정되는 7월 말까지는 CJ CGV 포함한 미디어 등 관련 업종 전반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 등이 하반기로 갈수록 대작 라인업들이 많이 준비되고 있다”며 “7월 말이 주가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7%, 44.9%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OTT와의 협상력 강화, 지적재산(IP)을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로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5.3%에서 올해 6.9%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