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식생활에 익숙한 한국인 데이터로 만든 '한국형 인공관절'이란?

이순용 기자I 2023.06.20 07:11:4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고용곤 병원장)이 지난 7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인 1만2,305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관절 PNK개발에 성공했다. PNK(한국형맞춤형3세대 인공관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통과했으며, 미국 FDA 인증을 준비 중이다. FDA 승인은 금년말이나 내년초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인공관절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는 ‘수술 후 만족도’다. 빠른 회복 및 수술 전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무릎의 기능, 또 인공관절의 긴 수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은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해 왔다. 1세대 인공관절은 개발 당시 ‘어떻게 해야 오래 쓸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고정형 인공관절보다 수명이 긴 가동형 인공관절을 이용했지만 문제는 가동형 인공관절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수술 후 통증 같은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 2세대 인공관절의 경우 고정형 인공관절을 이용하되 수명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동시에 무릎이 좀 더 잘 구부려질 수 있도록 개선됐지만 수술 후 환자 만족도는 81% 정도였다. 만족도를 더 높이기 위해 환자의 무릎의 모양에 맞게 개발된 것이 3세대 인공관절이다. 수술 시 3세대 인공관절을 이용할 경우 기존 1·2세대 관절을 사용할 때보다 환자의 통증이 감소함은 물론 무릎 운동범위 회복에 효과를 보이며 환자의 만족도 개선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국인에게 특화된 ‘한국형 맞춤형 인공관절’을 개발했다. 기존 인공관절이 서양인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본으로 만들어져 동양인과 해부학적으로 모양이 다르다는 문제를 개선한 인공관절이다.

◇ 고용곤 병원장 인터뷰

- 한국형 인공관절이란 무엇인가.

“한국형 인공관절(PNK)란 연세사랑병원 환자 1만2,305명의 해부학적 데이터를 설계에 고스란히 담은 인공관절이다. PNK는 ‘Preservation of Normal knee Kinematics’의 약자로 ‘정상 무릎 운동학의 유지’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 기존 인공관절과 무엇이 다른가

”실제 국내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해부학적으로 더욱 동양인에 적합하다는 점이다다. 좌식 생활 습관이 있는 한국인에게 적합하도록 150도 굴곡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기존의 경우 무릎 연골을 대신하는 ‘베어링’이란 부품이 모든 환자의 무릎뼈 크기에 호환이 가능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우 무릎을 굽히는 각도나 시상면의 적합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PNK는 베어링의 사이즈 호환을 줄이고 베어링 개수를 늘렸다. 또한 인공관절 마모율을 최소화했다.

- 실제 수술에도 사용되고 있나?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험 수가를 적용 받아 지난 1월부터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 한국형 인공관절을 개발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는 지난 7년간 약 1백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연구에 몰두했다. 실제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넓적다리뼈 관상면 곡률, 넓적 다리뼈 회전축, 경골의 사상면 곡률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 한국형 인공관절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3D 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과 함께 시행하면 확실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환자의 무릎 모양을 파악한 수술법과 환자의 무릎에 맞는 인공관절 삽입물을 함께 시행하면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다.

- 앞으로의 인공관절 수술이나 관절 치료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한국형 인공관절, 3D시뮬레이션 수술법 모두 환자 개인에게 더욱 맞춤형 치료가 되기 위한 방안이다. 앞으로는 환자의 개개인 무릎 모양에 더욱 맞춘 인공관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이 7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한국형 맞춤형 3세대 인공관절(PNK)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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