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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과 연이 다시 닿은 것은 2018년 8월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면서다. 벤투 감독이 꺼낸 카드는 빌드업 축구였다.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정교한 패스를 통해 연결돼 골을 완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벤투호(~2022년 12월)는 정식 A매치 57경기에서 35번을 이기고, 13번을 비기고, 9번을 졌다. 100골을 넣고 46골을 내어줬다. 승률은 61.4%이다.
벤투호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진출을 빼놓을 수 없다. 이로써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출전 기록을 썼다. 이 기록은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을 포함해 한국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가운데 6개국이 보유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진출한 것도 손꼽힌다.
카타르 월드컵은 벤투 감독에게 얄궂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12월3일 한국과 포르투갈이 만나는, 운명의 리던 매치가 열린 것이다. 한국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한 처지였고, 포르투갈은 16강행을 확정한 넉넉한 상황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2대 1 역전으로 승리했다.
벤투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전 경기 가나전에서 퇴장당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었다. 자국팀과 자신이 지휘하는 팀이 맞붙고 나란히 16강에 진출하는 윈윈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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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재계약 불발은 지난 9월 정해졌다고 한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아이슬란드와 친선 경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선수들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면서 “제 의견은 대표팀이 한국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이별을 앞두고 나온 직언이었다.
성적으로 말한 벤투 감독은 이달까지 4년5개월을 채우고 떠난다. 내외국인 통틀어 역대 최장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Tchau Bento.’(잘 가요 벤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