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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21일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를 시행한 이후 폭증한 해외여행 수요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등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더욱 탄력을 받으며, 홈쇼핑 업계가 수혜를 받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해외여행 TV홈쇼핑 방송 1시간 만에 200억원에 육박하는 주문금액을 기록하는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홈쇼핑 빅4’ 중 GS샵은 이달 3일 태국 골프 패키지를 시작으로 진행한 두 번의 해외 여행 방송 주문금액이 200억원을 넘어섰고 CJ온스타일 또한 같은 날 두 번에 걸쳐 방송을 진행한 북유럽 여행 패키지 역시 총 주문금액 43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31일 선보인 하와이 패키지 방송은 주문금액 140억원을 기록하며 완판됐고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달 20일 유럽 패키지를 선보여 180억원의 주문금액을 올리기도 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이커머스 확대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던 홈쇼핑 업계는 이같은 해외여행 패키지 대박 행진이 일단 매출 개선보다는 각 업체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인 취급액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여행사와의 협의에 따라 홈쇼핑 업체가 예약 주문을 넣은 고객의 결제까지 맡아서 할 경우 취급액에 주문금액이 반영되며 매출에는 정액수수료만 반영할 수 있다. 통상 해외여행 패키지의 경우 건당 수백만원에 이르며 실제 앞선 대박 사례들과 같이 1시간 방송에 200억원에 육박하는 주문금액을 취급액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홈쇼핑 업체들에겐 호재로 꼽히는 셈이다.
특히 이같은 취급액 개선은 중장기적으로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취급액 증가는 향후 여행사들과 정액수수료를 협상할 때 상당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정액수수료가 오를 경우 매출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홈쇼핑 업계가 앞다퉈 해외여행 패키지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GS샵의 경우 최근 해외여행 패키지를 사실상 ‘주력 상품’으로 지목하고 대표 여행 프로그램인 ‘쇼미더트래블’을 통해 서유럽, 북유럽, 터키, 사이판 등 인기 여행 지역을 엄선해 선보이는 등 해외 여행 상품 방송을 대폭 강화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의 경우 TV홈쇼핑은 물론 라이브커머스 채널까지 나서 오는 21일 괌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신세계라이브쇼핑과 NS홈쇼핑 역시 각각 지난 16일과 10일부터 해외여행 패키지를 방송하며 ‘홈쇼핑 빅4’를 추격하고 나서기도 했다.
해외여행 패키지에 열광하는 홈쇼핑 업계를 바라보는 여행사들 역시 나쁠 것 없다는 긍정적 입장을 내놓는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방송비와 수수료 등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의 경우 주 타깃층인 어르신들이라는 점에서 TV홈쇼핑의 단기간 모객 효과는 매우 탁월하다”며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 홈쇼핑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고객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자처하는게 여행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환영할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