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현재 예정된 외산 무기 구매 규모는 2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전투기(F-X) 추가 사업, F-15K 성능개량, E-737 조기경보기 성능개량 및 조기경보기 2차 사업, 해상초계기 후속 사업, 대형공격헬기 2차 및 대형기동헬기 3차 사업, 해상작전헬기 3차 사업 등이다.
여기에 미국 보잉과 록히드마틴, 유럽 에어버스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사업을 지렛대로 활용해 국내 방위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과 같이 단일 기종을 단순히 수입하는 방식으로는 막대한 예산만 지출하고 국내 산업에 돌아오는 이익 없이 해외 의존도만 심화되기 때문이다. 기술 이전이나 국내 업체의 유지보수 참여, 국내 조인트 벤처(JV) 설립 등 국외구매 사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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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터키의 경우에는 해외구매로 헬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 A-129 망구스타 공격헬기를 기반으로 T-129를 합작 개발했다. 터키는 이를 통해 T-129의 지적재산권과 전체 마케팅 권한을 확보했다. 특히 이탈리아와 영국을 제외한 제3국으로의 플랫폼 수출이나 이전에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다.
인도의 경우에는 국외구매 사업 추진 시 해외 장비의 국내 생산과 기술 이전을 제도화해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이후 예정돼 있던 시호크헬기, 구난전차, 어뢰 등 총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국외구매 사업을 취소하면서까지 자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위탁생산(OEM) 업체들은 단순 군사 장비 판매 경로가 아닌 합작투자기업 설립을 통한 인도 현지 운영 방식을 인도시장 진입 경로로 채택하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의 OEM 업체들이 인도 내 기업과 기술이전 동의서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가 하면,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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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이같이 국외구매 사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현재 이원화 돼 있는 무기체계 기획 업무의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기 소요를 기획하고 결정하는 기능은 합동참모본부에, 국내 기술 수준을 판단하고 향후 확보해야 하는 기술 등을 기획하는 기능은 국방기술품질원에 있다. 지리적으로도 합참이 위치한 서울과 국방기술품질원이 있는 경남 진주는 거리가 멀어 긴밀한 협업과 소통이 제한된다.
이원화 된 기획 업무로 인해 국내 기술이나 향후 확보 기술을 감안하지 않은 무기체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군과 합참은 현실과 동떨어진 무기체계 요구성능(ROC)을 제시한다. 장기적인 기술 및 소요 기획없이 사업을 진행해 해외 업체에 휘둘릴 가능성이 큰 구조다.
방위산업계 관계자는 “그때 그때 필요한 무기를 구매하는 사업 추진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유사 사업을 통합해 국내 연구개발 및 외산 구매 계획을 짜는 종합적 기획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해외업체로 하여금 단순히 무기 뿐만 아니라 산업협력 패키지를 제안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