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공기청정기"..현대차, 수소로 환경·수익 다 잡는다

이승현 기자I 2021.03.05 06:00:00

<기승전 ESG..어떻게>(3)
전기차·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가속화
올해 전용 전기차 개시..현대차 아이오닉 5·기아 CV
UNDP와 손잡고 ''for Tomorrow'' 프로젝트 진행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설치..ESG경영 총괄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1시간 운행하면 공기 26.9kg을 정화한다. 이는 성인 40명 이상이 1시간 동안 호흡하는데 필요한 공기 정화량이다. 계산대로라면 넥쏘 10만대가 하루 2시간을 주행하면 성인 35만5000여명이 24시간 동안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하게 된다. 말 그대로 ‘달리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대차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소전기차를 개발한 이유 중 하나다. 오염물질 배출원이었던 자동차를 오히려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연료전지 공급과 활용, 수소 밸류체인 구축 등 수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다각적인 투자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까지 현대차 12종·기아 11종 전기차 라인업 구축

현대차ㆍ기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은 친환경 모빌리티에 있다. 친환경차의 생산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할 뿐 아니라 내연기관의 연비를 개선하고, 다방면으로 친환경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에 주력하는 것은 주요 국가에서 환경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기존 내연기관차만 팔아선 천문학적 규모의 벌금을 내야 한다. 실제로 현대차가 유럽에서 내연기관차만 팔 경우 올해 3조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친환경 모빌리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란 얘기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 1위, 순수전기차 판매 3위(2020년 9월 기준) 등 세계 전동화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및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12개 이상의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나아가 2040년까지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제품 전 라인업의 전동화를 추진한다. 지난해 8월에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공개한데 이어 지난달 23일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모델이자 E-GMP가 적용된 첫 모델인 ‘아이오닉5’를 공개했다. 2024년까지 아이오닉 6(중형 세단), 아이오닉 7(대형 SUV)등 총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기아 역시 지난해 발표한 ‘Plan S’에서 2025년 전차급에 걸쳐 전기차 11종 풀라인업을 갖추고 글로벌 점유율 6.6% 및 친환경차 판매 비중 25%를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밝혔다. 올해 첫번째 전기차 전용 모델 ‘CV’ 출시, 2022년부터 승용, SUV, MPV 등 전차급에 걸쳐 신규 전기차 모델을 투입, 2025년 총 11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국내와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에는 전기차 50만대를 판매하고 2027년까지는 총 7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등 2029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론칭했으며 국내ㆍ유럽ㆍ미국ㆍ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정에 나서 2030년까지 70만기(수소전기차 50만대 포함)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코로나19 극복 위해 중소부품사에 1조원 지원

현대차는 단순한 제품 생산과 서비스 제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9월 현대차는 지속가능한 혁신적 미래 사회 조성을 위해 UNDP(유엔개발계획)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솔루션 창출 및 현실화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for Tomorrow’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for Tomorrow’ 프로젝트는 교통, 주거, 환경 등 오늘날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전세계 각계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모아 솔루션을 도출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대중들의 참여로 해결책을 얻는 방법) 방식의 캠페인이다. 현대자동차는 ’for Tomorrow‘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당면한 사회 문제 해소에 나서고 지속가능 메시지를 전파해 혁신적인 미래 사회를 구현하는데 기여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및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2월 중소부품 협력사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1조원대의 자금을,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비스협력사를 위해 총 22억원 규모의 가맹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9월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솔루션 창출 및 현실화에 대한 업무 협약’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UNDP 아킴 스타이너 사무총장이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 4천억 규모 ESG 채권 성공 발행..기아도 검토

현대차와 기아는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위원회에서 ESG 정책과 활동을 심의·의결하기로 하는 등 ESG 경영체계를 가속화한다. 환경,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논의를 회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맡김으로써 ESG 대응 및 관리 역량과 함께 실행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이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지난 2015년 이후 내부거래 투명성 확보, 주주권익 보호, 대규모 투자 검토 등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 소통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 역할에 더해 ESG 분야로 안건 논의 범위를 넓혀 회사의 EGS 정책 및 계획, 주요 활동 등을 심의, 의결하는 권한을 추가로 갖게 된다.

또 최근에는 현대차가 4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으며 기아 또한 ESG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제품 개발 투자와 신규 친환경차 개발 및 판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ESG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주요 기업별 ESG 등급 평가에서 현대차·기아는 전년 B+ 등급에서 한 단계 상향,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SG 경영체계 확립을 통해 인류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미래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다함께 노력해 시장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