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는 ‘올빼미 공시’…연휴 전 쏟아진 악재

박정수 기자I 2020.08.18 00:10:00

장 종료 후 반기보고서 3개 중 1개 적자
롯데관광개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매출 5억 못 미쳐
코스닥 상장사 적자전환 25% 달해…보고서 미체출도 4곳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금융당국이 ‘올빼미 공시’ 근절을 위해 각종 조치를 내놓고 있으나 연휴를 앞두고 악재성 공시를 내놓은 기업들은 여전했다. 예년보다는 전반적으로 감소세지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이나 반기 검토(감사)의견 부적정 등의 사실 확인, 반기보고서 미제출 등 상장유지와 직결된 악재를 연휴 직전에 쏟아낸 기업들이 많았다. 악화된 실적도 올빼미 공시 단골이었다. 장 마감 이후에 내놓은 반기보고서 3개 가운데 1개는 적자가 확대되거나 적자 전환한 곳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 장 종료 후 쏟아진 반기보고서…3곳 중 1곳 적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장 마감 이후 제출된 반기보고서(기재정정 제외)는 101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분기 이익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줄거나 적자 확대(적자 축소는 제외) 또는 적자 전환한 곳은 595곳으로 58.8%에 달한다. 특히 적자전환한 곳은 211곳으로 21% 수준이었고 적자가 확대된 곳까지 포함하면 332곳으로 32.8%를 차지했다.

적자전환은 코스닥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총 570곳 가운데 140곳이 적자로 돌아선 기업으로 4곳 중 1곳에 달한다. 주요 기업으로 메디톡스(086900)의 경우 2분기 연결 영업손실 41억원으로 전년 동기(112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상반기로 보면 메디톡스 적자는 140억원에 달한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시현했다.

메디톡스의 2분기 적자 시현은 1분기와 마찬가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관련한 소송 비용이 약 64억원 발생했기 때문이다. 7월 7일 ITC 예비판정 결과 발표로 소송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추가로 ITC 소송 관련 비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유가증권 상장사의 경우 442곳 가운데 16%가량인 71곳이 적자 전환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032350)의 경우 2분기 연결 영업손실 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10억원)보다 적자 전환했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롯데관광개발은 2분기 개별 매출이 약 3억2000만원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경우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5억원에 미치지 못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한국거래소는 롯데관광개발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롯데관광개발은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하반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영업을 시작하는 만큼 이를 한국거래소에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롯데관광개발은 총 사업비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올해 내 영업을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대신증권(003540)이 적자로 돌아섰다. 증시 활황으로 대부분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신증권은 2분기 연결 영업손실 1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390억원)보다 적자 전환했고 같은 기간 순손실 28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1분기 양호한 실적과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2분기 영업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라임 충당부채, 나인원 한남 종부세, 재산세, 감가상각 등 938억원의 일시적인 비용을 반영하다보니 연결 기준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 느즈막 악재 공시 여전

반기보고서 마감날 혼란스러운 틈을 타 느지막이 악재를 공시한 곳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도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곳은 큐브앤컴퍼니(043090), 셀루메드(049180), 솔고바이오(043100), 아리온(058220) 등 4개사나 나왔다.

아리온 측은 “회계감사보수 미지급, 2019년 회계감사 결과 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자료가 미비해 반기보고서 마감까지 제출하지 못했다”며 “최대한 빠르게 소명자료를 준비해 외부감사인에게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큐브앤컴퍼니와 셀루메드, 솔고바이오 등도 추가로 제출해야 하는 자료가 발생해 감사절차가 종료되지 않아 반기보고서 마감일까지 제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셀루메드와 솔고바이오는 ‘자본잠식률 50% 이상’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아리온은 횡령·배임 등을 이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중이다. 이들은 반기보고서 법정제출기한의 다음날부터 10일 이내(8월 24일)에 반기보고서(감사보고서 포함)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없이 별도의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폴루스바이오팜(007630), 흥아해운(003280), 컨버즈(109070), 유양디앤유(011690), 코스온(069110), 코나아이(052400), 시큐브(131090), 에이아이비트(039230), 에스제이케이(080440), 현진소재(053660), 아이엠텍(226350), 파티게임즈(194510) 등이 반기검토 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 거절 공시를 내놨다.

한편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에 올빼미 공시는 여전했지만 예년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줄었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올빼미 공시 근절 대응 정책의 효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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