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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을 하며 그날의 일과를 파악하고, 주요 뉴스를 읽는다. 출근길에 토스트를 입에 문 베레나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들의 소식을 접한다. 업무 중 궁금한 건 ‘구글’에 묻는다.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그는 알렉사를 통해 ‘아마존’에 주문한다.
4대 IT공룡은 세계를 지배한다. 전 세계 검색시장 점유율 92%를 차지한 구글, 광신적 추종자를 거느린 애플, 전세계 인구중 23억명의 개인정보를 틀어쥔 페이스북, ‘A부터 Z까지 모든 걸 파는’ 아마존. 베레나씨는 “구글·아마존이 없는 세상은 끔찍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미국·중국·일본·독일 등 이른바 ‘G4’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넘어선다.
‘4대 공룡’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주목받는 스콧 갤러웨이(사진)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1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거대한 공룡이 된 이들 기업에 제동을 걸 견제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없애고, 세금을 피해 갈 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씨를 말리면서 시장의 실패를 조장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그들의 진격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내주는 정보가 이들에겐 그저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갤러웨이 교수가 이들 4대 기업의 분할을 주장하는 배경이다.
미국 사회에 갤러웨이 교수가 던진 질문은 명료하다. “소비자에게 좋은 기업이 사회에도 과연 좋은 것일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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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능(instincts)을 파고들었다. 구글은 ‘현대인의 신’이다. 네모난 상자(검색창)엔 세상의 모든 해답이 담겼다. 페이스북은 ‘사랑’이다. 23억명의 이용자들을 서로 연결해 놓았다. 아마존은 무엇이든 삼키는 소화기관이다. 소비를 책임진다. 당신의 옷장을 열어보라. 필요한 옷보다 적게는 10배, 많게는 100배 이상을 갖고 있지 않나. 애플은 성적 매력(SEX)다. “당신이 애플을 가진 나와 결혼해 낳은 아이는 안드로이드폰을 가진 사람을 만나 낳은 아이보다 더 생존 가능성이 크다”고 이야기하는 게 애플이다. 신, 사랑, 소비, 지위. 이들 기업은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했고, 이를 재조합하면서 수익을 올렸다.
-이들의 힘은 어느 정도인가.
△실로 대단하다. 아마존은 실제 신산업에 새로 진입하기도 전에 그 이름만으로 해당 산업에 큰 혼란을 일으킬 정도다. 홀푸드를 인수도 하기 전에 크로거(미국 슈퍼마켓 체인) 주가가 15% 가까이 폭락했다. 아마존과 나이키의 제휴 소식에 블루에이프런의 주가가 11% 급락한 걸 보라.
-창업자들이 그만큼 위대한 것 아닌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그들의 상징적(iconic) 설립자들이다. 설립자들은 프리미엄 제품, 윤리적 사업 관행 등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그랬을까. 이들 창업자들 마치 예수처럼 떠받들어졌다.
심지어 대통령선거 출마 논쟁도 일었다. 하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로 불거진 위기를 관리하지 못한 점을 보라.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준다.
-페이스북이 가장 위험해 보인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엄청난 실패를 겪었다. 정보유출사태로 2016년 미 대선을 비롯한 선거들에 악영향을 끼쳤다. 데이터를 오용했다. 그것뿐일까. 우리 아이들을 소셜미디어(SNS) 중독 위기에 내몰았다. 그런데도, 그들은 어른스럽게 대응하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최근 페이스북의 ‘DNA’를 바꿨다고 했다.
△과거 문제들에 대해 소홀했다는 점을 시인한 건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일부 간부들을 대신 해고하는 건 불합리하다.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최고운영책임자·COO) 둘 다 회사를 떠나야 한다.
-이들 중 최고는 어느 기업인가.
△아마존이다. 사업영역이 겹치는 곳을 보면, 거의 모든 면에서 아마존이 우위에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하드웨어 회사다. 그렇지만, 가장 인상적인 하드웨어 혁신은 애플워치가 아닌 알렉사다. 우리는 음성인식기술의 리더가 당연히 애플과 구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금 아마존은 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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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전형적으로 이들 기업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먹잇감을 뒤지며 구(舊) 경제 기업의 시장을 빨아들이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꾸준하다. 이 기업도 상대가 안 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1990년대 맹목적으로 보조금을 빨아들였던 빅 테크(Big tech)계의 오리지널 갱스터(깡패)였다. 1998년 미 법무부가 반독점법을 적용해 이 회사를 둘로 나눴다. 만일 당시 법무부의 제동이 없었다면 현재 빙(Bing·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검색 포털서비스)이 구글을 대신해 지배적인 검색 엔진이 됐을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입 대부분은 미디어에서 흥미를 갖지 않는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 간 전자상거래) 제품·서비스에서 나온다. 게다가 오피스(Office)·윈도우(Windows)·클라우드(Cloud) 등으로 대변되는 다양성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에 대한 독점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색 독점권을 소유한 구글이나, 전자상거래의 50%를 점유한 아마존과 대비된다.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들 4대 기업 해체를 요구하는 것인가.
△더 많은 이유가 있다. 그들은 일자리를 파괴한다. 세금도 회피한다. 이를 위해 규제당국에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어떤 시장 생태계가 더 많은 일자리와 주주 가치를 창출하고, 더 많은 인수합병(M&A)과 투자를 고무시킬 수 있을지, 또 세원을 확대하고, 기업들과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 자본주의 경제아래서도 옐로카드를 던질 심판은 필요하다.
☞갤러웨이 교수는..UCLA에서 문학사·경제학을 전공했으며, UC버클리대에서 MBA를 받았다. 브랜드 및 디지털미디어 전략의 대가로 통한다. 2017년 저서 ‘플랫폼제국의 미래’는 출간 즉시 아마존·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주간 유튜브 채널인 ‘디지털 세계의 승자와 패자’(Winners and Losers in Digital Age)‘는 2015년 런칭 이래 수천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미 MBA종합정보업체 포이츠앤드퀀츠(Poets & Quants)가 뽑은 세계 최고 비즈니스스쿨 교수 50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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