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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살균청소기에 주력하는 레이캅코리아는 올해 R&D(연구·개발) 비용을 전년보다 30% 정도 늘리며 신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지난해 적자전환을 경험한 이 회사는 신제품으로 실적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신제품은 매트리스에 공기청정과 살균 기능을 더한 ‘침구컨디셔너’. 레이캅코리아는 지난달 일본에서 침구컨디셔너를 출시했으며, 이후 시장에서의 반응을 본 뒤 국내 출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도 살균 기능을 접목한 신제품들을 공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원액기와 침구살균청소기 등 한번의 히트 상품으로 업계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 가전기업들이 올해 실적 만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단일 제품군으로 최정상 자리까지 맛봤지만 이후 후속작 부재와 경쟁 제품 난립 등으로 지난해 큰 폭의 매출 감소와 함께 수익성 악화를 경험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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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캅코리아는 과거 일본 침구살균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업체다. 2014년 매출은 190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불과 3년만에 적자전환까지 맞은 것은 경쟁 제품 난립과 함께 후속작 부재가 원인이었다. 실제 레이캅코리아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최근 30%대까지 떨어졌다. 레이캅코리아 관계자는 “도시바와 파나소닉 등 일본 대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상황에서 이를 방어할 신제품이 없었던터라 현지에서의 매출이 힘을 잃었다”고 말했다.
원액기로 한때 중국시장을 평정했던 휴롬 역시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휴롬의 지난해 매출액은 929억원으로 전년대비 42.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11억원에 달했다. 휴롬은 2014년 매출 301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지난해 ‘사드’(THAAD) 영향도 컸지만,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와 함께 경쟁 제품이 난립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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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가전기업들은 올 들어 돌파구 마련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휴롬은 전사적으로 신제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수출 지역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휴롬 관계자는 “손쉬운 세척이 가능한 혁신 제품을 다음달 출시, 원액기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며 “원액기 외에 ‘티마스터’ 실적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레이캅코리아 역시 침구컨디셔너 제품으로 올해 승부를 걸 예정이다. 이 회사는 근본적인 매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제품다각화에 최우선을 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략없이 무분별하게 제품다각화를 추진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팀청소기로 성공을 맛봤다가 무리한 제품군 확장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까지 경험했던 한경희생활과학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제품으로 성공했다가 이후 후속작 없이 모방 제품에 휘둘리는 ‘원 히트 원더’ 가전기업은 장기적인 전략 수립에 공을 들여야 한다”며 “급하다고 해서 제조자개발생산(ODM) 등 손쉬운 방식으로 제품군만 벌려놓을 경우 오히려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