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슈팅(overshooting)인가, 더 큰 상승을 위한 일시적인 ‘숨고르기’인가.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시 정체기에 진입했다. 단기간 너무 많이 급등했다는 불안감과 금리 인상 압력, 본격화하는 규제 시행에 매수자도 매도자도 눈치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두 달만에 지난해 상승폭 3분의 1 올라
|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강남·서초구 아파트값 오름세가 3주 연속 약해졌다. 1월 넷째주 0.93%였던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폭은 1주일만에 절반 수준인 0.43%로 작아진 데 이어 2월 첫째주 0.24%에 그쳤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0.78%에서 0.69%, 0.45%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도 3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른 데다가 여러 규제로 수요 자체가 불안한 상황”이라며 “국면이 완전히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여러 악재가 산적해 있는 만큼 매수자들도 이전처럼 무턱대고 뛰어들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 상승세는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강남구 아파트 시세는 2006년말 3.3㎡당 3538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다가 10년 만인 2016년 말 3563만원으로 회복했다. 이후 2017년 말 4135만원으로 상승했고 이달에는 4326만원까지 올랐다. 불과 2달 사이에 작년 한해 상승폭의 3분의 1만큼 오른 셈이다. 서초와 송파·강동구 역시 올해 상승분이 지난해 상승분 3분의 1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가조차 거부감” vs “수요 여전히 풍부”
|
여기에 오는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고 금리 인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담대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사 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모든 대출이 부채로 잡히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역시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하반기 총 9510가구인 송파구 ‘헬리오시티’(옛 가락시영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 강남권 전체에 공급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 역시 나온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일부 재건축 단지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에 대한 타당성 검증 등의 작업에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간에 집값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 증가, 임대수익률 하락 등을 고려할 때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안정 기조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악재에도 강남권의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권은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돼 있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강남 집값이 단기 급등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작년만큼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