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손상봉의 중국 비즈니스 도전기]12회 : 한국에 온 조선동포, 그들은 누구인가?

이민주 기자I 2017.03.27 06:00:00
구직중인 조선 동포들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2016년 6월말 현재 200만 명을 넘었다. 우리 인구의 3.9%. 이중 중국인은 50.6%로 1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여기에 불법 체류자까지 추산하면 13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른바 ‘코리언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이들은 과연 한국과 한국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중국에 있는 조선동포, 중국인에게 휴대폰을 통해 즉각 전파되는 실정이다. 게다가 최근 대형사건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조선동포에 의한 잔혹한 범죄까지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결론부터 말하자. ‘매우 좋지 않다.’ 한국에 와 ‘성공’했다고 하는 이들도 대부분 나쁜 감정을 갖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부분의 조선동포들은 한국에 오기 위해 적잖은 빚을 지고 온다. 그렇기에 그들은 하루도 쉴 수 없는 처지다. 한국에 와서 1년 정도 열심히 일해 한국에 오느냐고 진 빚을 갚고 나야 그 때부터 저금이 가능하다. 불법체류를 해서라도 3~4년 일을 하고 나면 모은 돈으로 중국 고향에 가서 상점이나 식당을 버젓이 차릴 수 있는 돈을 모을 수 있다. 이른바 ‘코리안 드림’이다.

그러니 한국인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만 한다.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어려운(difficult) 일, 즉 3D 업종에 종사할 수밖에 없다. 우리 주변에서 수없이 부딪히는 그들이 하는 일을 보자. 남자들의 경우 건축 관련 온갖 일용노동자부터 시작한다. 가구회사, 용접공, 농축산업, 때밀이, 사우나 관리직 등을 맡는다. 여자들은 대부분 식당, 술집에서 홀서빙, 주방, 설거지를 하거나 노래방 도우미, 마사지, 매춘업소 등에서 일한다. 힘드는 일을 하면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만사 귀찮아진다. 예의범절이니 교양이니 하는 말은 사치스러울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특이한 억양과 말투와 사용하는 용어, 매너 등이 우리와 달라 촌스럽고 무식하다고 핀잔을 듣기가 일순데 말이다.

다음으론 조선동포들과 대화를 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과장이 심하다. 중국 사업에 도움을 줄 한족들을 직위에 관계없이 연결해 줄 수 있다고 큰 소리 친다. 그래야만 한국인에게 잘 보이고 한건 크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들통이 나면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주말에 저들이 모이는 이른바 ‘조선동포촌‘을 가면 저들의 실상을 금방 알 수 있다. 서울 대림동, 가리봉동, 부천, 안산 등지에 형성된 저들만의 세계에 가보면 연길 번화가에 와 있는 것 같다. 해만 떨어지면 술에 취해 싸우는 장면, 욕하는 사람들, 술을 못 이겨 비틀대다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의 외국 이민사를 더듬어 보면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일본에 간 조선인-해방 후엔 한국인-들이 일본인 눈엔 어떻게 비쳐졌을까? 미국인들은 돈을 벌러 미국에 온 한국인을 어떻게 대했을까? 독일에 간 간호사와 광부들의 처우는 어땠을까?

조선동포들을 대하는 우리의 잘못도 결코 적지 않다. 중국에서 만나는 조선동포들에게도 비슷한 실수를 범한다. 안에서 새는 쪽박이 밖에서도 샐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닌가?

우선 언행을 함부로 한다. 자신은 무심코 던지지만 듣는 그들의 가슴엔 대못이 박힌다. 식당 홀 서빙 조선동포 아주머니의 경우를 보자. “하는 것을 보니 조선족인가 보다, 그것도 모르느냐, 촌스럽기는, 반반한데, 조선족 아닌가봐 등등” 그들이 듣기 싫어 하는 조선족이라는 단어를 그들 앞에서 마구 사용한다. 그리고 고향과 고향서 하던 일, 월급 등을 물어본다. 욕하고 때리고 성추행에 성폭력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약속을 어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월급날 어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보관 중인 조선동포 월급 통장에 있는 돈을 조선동포 모르게 사용해 버린다. 여비를 두둑이 챙겨 중국에 다녀오게 해 주겠다, 멋진 옷을 사주겠다고 하곤 지키지 않는다. 심지어 몇 달간 자신의 가구점에서 일한 조선동포가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몇 달간 밀린 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고발한 악덕 가구점 주인도 있었다. 불신, 배신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계기다.

<다음회 계속> 중국 전문가. 전직 언론인

서울 대림동 조선촌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