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현실의 부조리와 권력의 힘, 폭력의 무자비함은 2017년 현재나 조선시대나 마찬가지다. 투믹스의 액션사극 웹툰 ‘검계’는 조선시대에 실존했던 조직 ‘검계’를 내세워 이같은 현실의 부조리함을 그려냈다.
검계는 ‘칼을 든 무리’라는 의미로 일종의 ‘조직폭력단’을 뜻한다. 현재 ‘조폭’으로 불리는 조직들이 조선시대에도 활동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검계는 스스로 몸에 칼자국을 남겨 조직원이라는 표시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창포잎 모양의 창포검(菖蒲劒)을 휴대하고 싸움 연습을 하면서 세력을 키워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덩치가 커짐에 따라 종종 권력자들의 그림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웹툰 검계에서는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작화 한 컷 한 컷에 반영해 현실감 있는 그림을 그려낸다.
|
검계는 극의 흐름상 다소 잔인한 모습들이 그려지기도 한다. 주인공 강이지가 기방에 끌려간 홍매를 구출하기 위해 시체의 목을 자른다든지, 손에 칼이 꽂힌다든지 다소 잔인한 묘사가 이뤄지지만 그만큼 극의 갈등과 심각함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장치로 작용한다.
홍매를 잃은 후 강이지가 뛰어난 검술을 지닌 허 종사관에게 검술을 배우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갖은 수난과 모험을 통해 강이지는 뛰어난 검객으로 성장하고 복수의 칼날을 매섭게 갈게 된다. 진선규 작가는 복수라는 목표를 가진 소년의 성장을 통해 극적인 서사시를 그려낸다. 역사의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픽션을 가미, 이야기를 적절히 혼합했다. 탄탄한 내용과 함께 액션을 중심으로 한 작화로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진 작가가 실제 작업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도 액션컷이다. 이 뿐만 아니라 더욱 정확하고 수려한 장면 연출을 위해 온갖 문헌과 사극을 참고해 고증에고 노력하고 있다. 영화 못지않은 액션 연출과 선 굵은 전개로 사극을 좋아하는 남성 독자층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과거 역사 관련 학습만화를 주로 그려왔던 진 작가의 이력도 웹툰의 신뢰성을 한층 높여준다.
진 작가는 네이버 웹툰에서 투믹스로 넘어온 흔치 않은 사례를 만든 작가 중 하나다. 네이버 웹툰 ‘페르샤’가 데뷔작이다. 이미 역사를 주제로 만화를 그려왔던 경력이 있기에 데뷔작 페르샤는 독자들에게 역사 장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작가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무대를 조선시대로 옮겨 검계를 탄생시켰고 투믹스에서 매주 일요일 연재하고 있다. 검계는 2009년부터 준비했던 작품으로 제대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시즌제를 택했으며 총 4시즌으로 연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