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불발·계약해지…연말 `올빼미 공시` 확인후 투자하세요

이명철 기자I 2017.01.02 06:40:0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병신년(丙申年) 주식시장이 폐장된 지난달 29일 이후에도 막바지 공시일에 소위 `올빼미 공시`라는 상장사들의 눈살 찌푸리는 행태가 줄줄이 이어졌다. 시장이 열리지 않는 연말 공백기를 틈타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을 은근슬쩍 공시하는 행태를 말한다. 특히 공시 중에는 자금 조달 무산이나 계약 해지 등 악재들이 적지 않은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하나하나 공시 내용을 따져서 투자하는 주의가 요구된다.

◇태양씨앤엘·썬코어 등 자금조달 연내 무산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태양씨앤엘(072520)은 공감투자조합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려던 160억원의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가 배정대상자의 납입 불가로 철회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달 15일 처음 유상증자 공시를 알릴 때만 해도 28일까지 납입을 하기로 했었지만 30일로 연기한 후 아예 자금조달 자체가 무산됐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썬코어(051170) 역시 지난달 30일까지로 예정됐던 약 15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이달 31일까지로 한 달간 미뤘다. 주요 배정대상자도 사우디아라비아 칼리드 왕자에서 압둘라 왕자로 변경됐다. 이 회사는 연내 납입이 완료된다고 밝혀왔지만 결국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넥스트바이오홀딩스(051980)도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권 발행 납입일이 이달 30일에서 내년 2월28일로 늦춰지는 등 자금 조달 지연 또는 불발이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케이엔씨글로벌(068150)의 경우 지난해 6월 공시했던 18억8000만원 규모 K-POP 호텔 인테리어 공사계약이 해지됐다고 이날 공시를 통해 알렸다.

◇우림기계·중국원양 등 경영권분쟁에 투자지연도

경영권 리스크가 불거진 곳들도 있다. 우림기계(101170)는 김성준 페이튼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 등과 최대주주 변경 수반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지만 입금키로 했던 1차 중도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이모션(031860)은 임시주주총회를 열지 말라는 신청이 제기돼 경영권 소송 분쟁을 벌이게 됐다.

신규시설 투자나 출자 연기를 공시한 상장사들도 많았다. 사업 성장 기대감에 투자했던 주주들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는 소식인 셈이다. KB캐피탈(021960)코라오홀딩스(900140)는 라오스에 자동차 할부금융을 제공하는 합작리스회사 KB코라오리싱 설립 차원에서 지난달 31일 출자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지 중앙은행의 인허가 지연으로 납입일 일정이 미뤄져 오는 3월31일로 연기하게 됐다.

중국원양자원(900050)은 자회사 복건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의 1302억원 규모 원양어업기지 건설 투자 완료시기를 지난달 31일에서 2018년 12월31일로 2년이나 늦췄다. 현재 관련 주무부처의 착공 통지서를 받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성창기업지주(000180)는 거제시 장승포 유원지 조성사업이 지난달 31일 끝날 예정이었지만 거제시 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 일부 변경 결정 등으로 2년 늦춰졌다고 공시했다.

에스에스컴텍(036500)도 블루비스·볼텍스인터내셔널의 지분 취득 예정일이 한 달 가량 미뤄졌다고 밝혔다. 메디포스트(078160)는 중국 현지에 설립하기 위한 업체의 출자 시기를 이달 31일에서 내년말로 연기했다. 아리온(058220)은 싱가포르 상장법인인 일렉트로모티브(ELEKTROMOTIVE GROUP LIMITED)와 관계회사인 드림티엔터테인머트와의 주식 교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거래소(SGX)이 우회상장 검토를 하면서 교환시기는 3월23일까지로 석 달 정도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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