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혁명인가 허상인가]③삼성, 혁신의 끝은 없다

김혜미 기자I 2016.03.08 06:02:00

2005년 VR관련기술 특허 획득..2014년 ''기어VR'' 출시
콘텐츠 해결 위해 ''기어360'' 내놔..기타 콘텐츠는 협력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오늘날 삼성전자(005930)와 페이스북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현실에서 완전히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가상현실(VR)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경험을 글로, 최근에는 사진으로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동영상입니다. 조만간 우리는 모든 광경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행사에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다섯번째 연사로 등장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저커버그는 기어VR이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오큘러스의 합작품임을 강조하면서 “VR은 가장 소셜한 플랫폼”이라고 거듭 말했다.

최근 VR을 전 세계적인 화두로 띄운 주인공은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특히 하드웨어에 있어서는 더 이상 발전하거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VR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S7이 이전 제품과 외양상으로 큰 변화가 없었고, 기어VR과 기어360 등 VR을 부각시킨 것이 바로 그 방증이다.

◇2005년부터 VR에 관심 쏟아..시장 주도

삼성전자의 VR에 대한 관심은 사실 2005년부터 시작됐다. VR에 탑재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DM; Head Mount Display)는 오른쪽과 왼쪽 눈의 역할을 해주는 카메라를 기기에 각각 탑재해 뇌가 이 영상정보를 조합하도록 하는 기술로,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피처폰을 이용한 HMD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HMD 기술을 미국에 특허 출원했지만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의 해상도와 성능이 뛰어나지 않아 상품화되지 못했다.

HMD의 작동 과정. 삼성전자 제공
이후 2013년 초 삼성전자는 갤럭시 S4를 이용한 ‘기어VR’ 프로토타입 제작에 성공했고, 2014년에는 페이스북이 인수한 VR업체 오큘러스와 손잡고 갤럭시 노트4와 함께 기어 VR을 선보이게 된다. 2015년 2월에는 ‘삼성 기어VR’ 이노베이터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5월과 11월에 무게를 줄이고 좀더 발전된 형태의 기어VR을 각각 출시했다.

현재까지 소니와 HTC 등이 VR기기를 내놨지만 가장 기술이 앞선 것은 역시 기어VR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C기반의 VR을 선보이던 오큘러스와 협력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기어VR’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올해 MWC 등 대형 행사에서 최근 업체들이 VR 시뮬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는데, 대부분이 기어VR을 이용한 시연이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콘텐츠 부족은 ‘기어360’으로 해소..기타 업체들과 협력”

삼성전자는 최근 ‘하드웨어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무선개발실을 둘로 쪼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나섰고, 모바일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와 삼성페이 등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VR에 있어서도 단순히 기기만 개발하는 회사로 남지 않겠다는 것이 삼성의 계획이다.

‘기어 VR’은 일단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콘텐츠 부족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것이 바로 360도 카메라인 ‘기어360’이다. 기어 360은 195도까지 촬영할 수 있는 어안(漁眼)렌즈 2개로 구성돼 있는데, 180도씩 촬영할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각도를 확대한 것이다. 이 카메라를 이용하면 그저 걸어가는 것 만으로도 뉴욕 센트럴파크의 전후좌우 360도를 모두 촬영해 유튜브에 공유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다른 관계자는 “VR시장에서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기어360을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VR 하드웨어만 개발해 페이스북에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의 콘텐츠는 제작사나 박물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소니가 콜럼비아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 같은 전략은 사실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와 ‘기어 VR’과 4D 의자로 360°입체 영상을 체험할 수 있는 ‘기어 VR 4D 체험존’을 운영했을 당시 모습(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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