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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유럽의 지휘거장’ ‘조성진 금의환향’ ‘롯데콘서트홀 개관’ 등. 2016년 국내 클래식계를 압축한 열쇠말은 화려하다.
무엇보다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89), 겐나디 로즈데스트벤스키(85), 크리스토프 에센바흐(76), 리카르도 무티(75), 마리스 얀손스(73) 등 클래식 마니아를 흥분시킬 노장 지휘자의 내한이 잇다른다. 올초 최대 화제작은 사퇴한 정명훈 전 예술감독을 대신해 오는 9일 서울시향의 지휘봉을 잡는 에센바흐가 들려줄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이다. 한국 오케스트라와는 첫 작업이다.
박제성 음악평론가는 “올해는 세계 클래식계의 현주소를 서울서 본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오케스트라가 내한한다”며 “양적·질적으로 어느 때보다 풍성한 무대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성진 온다…국내 스타연주가 단골무대
올해 클래식계가 가장 주목하는 공연은 단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무대(2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다. 지난해 10월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 우승하며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조성진이 다음 달 금의환향한다. 조성진은 6위까지의 입상자를 비롯해 바르샤바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야체크 카습시크)와 함께 콩쿠르 본선·결선의 열기를 재현한다. 서울시향과의 협연(7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관심을 끈다. 이 자리에서 조성진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손열음·김선욱·선우예권 등 한국의 젊은 스타연주자의 단골 무대도 이어진다. 약속이나 한 듯 잇달아 독주회를 연다. 한국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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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악단·지휘자 내한 퍼레이드
해외 저명 교향악단의 내한일정도 풍성하다. 첫 테이프는 무티가 지휘하는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1월 28~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다. 북미 최강의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시카고심포니는 협연 없이 말러·베토벤·차이콥스키 등의 교향곡으로 무대를 채운다. 2013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로린 마젤(1930∼2014)에게 첫 내한공연의 지휘봉을 넘겼던 현재의 음악감독인 무티를 기대하는 애호가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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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평론가는 “독일 음악의 화신이자 최고령 지휘자인 블롬슈테트,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버금가는 바이에른의 얀손스 등 올해 한국무대는 유럽 거장의 전쟁터와 다름없다”며 “클래식음악 팬이라면 필히 관람해야 할 2016 클래식 공연계의 화두”라고 평했다.
◇독주와 협연, 오페라 초연도 잇달아
세계서 가장 ‘핫한’ 젊은 연주자의 무대도 유독 많다. 베를린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이자 잘생긴 외모로 주목받는 안드레아스 오텐자머의 독주회(6월 2일 금호아트홀)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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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민 음악칼럼니스트는 “공기의 진동을 통해 연주하는 청각장애자 이블린 글레니는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다”며 “특히 타악기협주곡은 국내서 접하기 힘든 레퍼토리로, 글레니만의 독특한 울림과 진동이 기대되는 공연”이라고 귀띔했다.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네트렙코(3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온다. 1994년 데뷔한 네트렙코는 타임이 뽑은 ‘세계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에 선정된, 21세기 최고의 디바다. 또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10월 13일 금호아트홀)가 12년 만에 독주회를,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10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가 5년 만에 내한한다. 국립오페라단이 국내 초연하는 드보르자크의 ‘루살카’(4월 28일~5월 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와 비발디의 ‘오를란도 핀토 파초’(5월 18~21일 LG아트센터)는 보기 드문 작품으로 클래식음악 팬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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