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러시아가 자국 남부와 터키를 연결하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한 협상을 중단했다고 3일(현지시간) 공식 확인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타스 통신에 “‘터키 스트림’과 관련한 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앞서 가스관 사업을 주도해온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 사장 알렉세이 밀레르는 “만일 터키가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 측에 관련 제안을 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 협상은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발생한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 이후 터키와의 경제협력을 위한 ‘러-터키 정부 간 위원회’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위기를 맞았었다.
러시아는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에서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방편으로 지난해부터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추진해왔다.
자국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 서부 지역으로 약 1천100km 길이의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부설하고 터키와 그리스 국경 지역에 유럽 국가 공급용 가스 허브를 건설한 뒤 이후부턴 수입자인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직접 자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건설하도록 하는 사업 구상이었다.
터키는 이 가스관 건설을 통해 추가로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는 것은 물론 가스 대금도 할인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터키 회사 ‘보타스’는 지난해 12월 가스관 건설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올해 6월부터 가스관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터키에서 총선 후 내각 구성이 지연되면서 가스관 건설과 관련된 정부 간 협정 체결이 늦어져 사업 일정이 차질을 빚어왔다.
러시아는 터키 내각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정부 간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내각이 구성된 지난달 24일 마침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양국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터키 스트림 사업도 위기에 처한 것이다.
터키는 독일에 이어 두번째로 큰 러시아 가스 수입국이다. 현재 터키는 흑해 해저를 지나는 ‘블루 스트림’ 가스관과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트란스발칸’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터키는 지난해 274억 입방미터(㎥)의 러시아 가스를 수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