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는 승용차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의도적인 눈속임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폭스바겐 그룹이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에서의 배출가스 기준에 맞추려고 검사를 받을 때는 저감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실제 주행 때는 이를 꺼지도록 한 사실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적발된 것이다. EPA가 폭스바겐 디젤 승용차에 대해 대대적인 리콜 명령을 내린 것이 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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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사실은 세계 각국에 판매된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서도 배출가스 차단장치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외제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폭스바겐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폭스바겐 그룹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8%로, 결코 만만치 않은 규모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폭스바겐 승용차 가운데서는 골프, 제타, 비틀, 아우디 A3 등이 배출가스 점검대상이다.
이번 사태로 수입차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당장은 국산차들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산차들도 자칫 실수에 노출될 경우 순식간에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손톱만한 구멍에서도 치명적인 실수는 빚어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공든 탑일지라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