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안 신임총리, ‘총리다운 총리’ 되기를

논설 위원I 2015.06.19 03:00:01
황교안 전 법무장관이 제44대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국회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고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함으로써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사건 연루의혹으로 조기 낙마한 지 52일 만에 총리공백 사태가 가까스로 해소됐다. 야당의 표결 참여로 ‘반쪽 총리’를 면한 것은 황 총리 본인이나 우리 정치를 위해 다행한 일이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에 오른 황 총리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신임총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혹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일대 국난에 처했다. 메르스 사태가 한 달째를 맞았으나 4차 감염 우려까지 나타나는 가운데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온 사회가 공포에 휩싸였다. 가뜩이나 부진한 소비는 메르스 사태로 더욱 위축됐고, 외국인 방문객 격감으로 내수의 한 축을 떠받치던 관광분야마저 직격탄을 맞으면서 불황의 골이 한없이 깊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황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두말할 것 없이 메르스 사태 진압이다. 정부는 그동안 초동대처 실패에 지자체와의 엇박자, 병원감독 부실에 이르기까지 온갖 질타를 받았다. 황 총리는 메르스 사태 총괄사령탑으로서 각 부처와 지자체를 효율적으로 통할해 감염 확산을 막고 국민 불안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 농사는 물론 발전과 식수마저 위협하는 극심한 가뭄 극복과 공공·금융·교육·노동의 4대 부문 개혁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추진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박근혜 정부의 3번째 총리인 그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또 있다. 바로 ‘총리다운 총리’가 되라는 국민의 주문에 부응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의전 총리’, ‘대독 총리’에서 벗어나 대통령과 정치권에 바른 소리를 하는 강심장이 돼야 한다.

청와대와 국민을 원활히 연결하는 소통 노력과 당·정·청 및 부처 간 갈등조정에도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야당과의 대화에 힘써 국회에 묶여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하루빨리 통과시키는 것도 급한 일이다. 황 총리가 우리 사회의 모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 대통합을 구현하는 ‘진짜 총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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