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국내 의류업체들은 땅부자다?
과거 공장 부지로 활용했던 부동산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거나 직영매장, 물류센터, 본사 사옥 등을 갖고 있는 의류업체들이 상당하다. 특히 경방이나 BYC, 대한방직, 동일방직 등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장부가치와 현금자산이 시가총액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22개 섬유의복 업체 중 9개 종목의 부동산과 현금자산 가치가 시가총액보다 컸다. 대한방직(001070)과 전방(000950)의 경우 시총을 세배 가량 웃돌았고 경방과 동일방직(001530), BYC(001460), LS네트웍스(000680)도 두 배 차이를 보였다.
우선 면방업체들의 경우 50~100년의 역사를 지닌 기업들로 1960~1980년대 국내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이들 기업은 실, 천, 염색까지 전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가동했고,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지금도 여전히 이 부지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경방은 1만여평에 달하는 영등포 부지를 개발, 종합 쇼핑몰인 타임스퀘어를 세워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방림도 영등포 문래동에 4800평에 이르는 토지를 상가로 활용하고 있고, 동일방직은 삼성동 현대백화점 건너편 1000평 남짓한 본사 사옥을 갖고 있고 일부는 임대 주고 있다. 일신방직이 보유하고 있는 알짜 부동산은 여의도 산업은행 건너편에 위치한 1000평 규모의 사옥이다. 또 한남동 재규어 매장 빌딩도 일산방직 소유다.
속옷업체도 본사와 공장 부지로 알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BYC는 서울 영등포구에 본사가 있고, 전국에 60여개의 영업소를 통해 보유하고 있어 임대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신영와코루는 서울 구로와 마포, 사당, 북가좌동에 공장 부지를 갖고 있고 남영비비안은 서울 용산구 본사와 영등포구 사무소 등을 보유하고 있다.
패션업체는 주로 본사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직영매장을 소유하고 있다. 국내 패션회사 중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한섬, LF, 신세계인터내셔널인 것으로 나타났다. LF의 경우 서울시 강남구에 본사를 갖고 있다. 헤지스 명동점, 대구 동성로의 LF 마에스트 등도 땅값 비싼 곳으로 유명하다. 엠케이트렌드와 신세계인터내셔널도 서울 강남구 본사 사옥을 보유하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섬유의복업은 과거 제조업을 근간으로 했기 때문에 생산에 필요한 부지를 다수 보유했다”며 “국내 섬유의복업체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장부가치 이상으로 시장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고 그 괴리 또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