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은행권이 지급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드업계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음카카오가 16개 은행과 제휴해 ‘뱅크월렛 카카오’를 출시하면서부터다. 뒤질세라 카드업계와 이동통신사들도 금융과 IT(정보기술)의 벽을 허물며 핀테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 11일 출시한 ‘뱅크월렛 카카오’의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우선 가맹점 확대를 위해 ‘뱅크월렛 카카오’ 가맹점 수수료를 1%로 책정, 기존 신용카드사들보다 최대 3분의 1 이상 낮췄다. 아울러 금리우대를 장착한 뱅크월렛 카카오 전용 통장 출시 및 각종 가맹점 할인 혜택도 계획 중이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포인트 캐쉬백 제공, 이모티콘 증정 등 카카오 제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최대 50만 원을 충전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고, 카카오친구끼리 하루 최대 1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대표적 핀테크 비즈니스다. 스마트폰에 뱅크월렛카카오 앱을 설치한 뒤 은행계좌를 등록하고 본인 인증을 하면 이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참여 은행은 농협·신한·우리·SC·하나·기업·국민·외환·씨티·수협·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 등 16개 은행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금융의 접목으로 서비스가 편리해진데다 모바일 결제와 송금이 늘어나는 세계적 추세로 봤을 때 뱅크월렛 카카오가 기존 신용카드업계의 결제 수단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모바일 지급결제는 뱅크월렛 카카오로 집중할 계획”이라며 “활성화를 위해 은행 공동으로 각종 고객 혜택을 제공하고, 가맹점 수를 늘려 카드업계 지급결제 수단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업계 역시 간편결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톡처럼 활성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막강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각사의 유심카드나 앱카드 등 모바일카드 보급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동통신사들 역시 핀테크(Fintech)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급결제 서비스에 간편 송금 기능까지 추가한 앱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간편결제 신생기업들은 각종 정부 규제나 대기업 위주의 보수적 기업문화에 가로막혀 시장 진출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은 국내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자본력이나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아이디어의 사업화가 대기업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며 “신생 핀테크 기업은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더라도 시장 진입이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