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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의회는 현재 7.1%인 법인세율을 내년에 6.5%로 낮추는 대신 연간 100만달러(약 10억578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에게 제공되던 소득세 감면을 2017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뉴욕주 법인세율은 지난 1999년 9%에서 15년만에 2.5%포인트나 인하되는 셈이다.
또 최고 16%인 부동산세 세율도 낮추기로 했다.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20% 세액공제를 유지하고 법인세율을 최저 제로(0)%까지 내려주기로 했다.
이날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는 높은 세율과 복잡한 세금체계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 정책 씽크탱크인 택스 파운데이션(Tax Foundation)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뉴욕주민들은 미국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총 12.6%에 이르는 세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주 의회가 대대적인 세금 감면을 약속함에 따라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로부터 세수를 거둬들이는 뉴욕시 재정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지 스위팅 독립예산국(IBO) 부국장은 자신의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이로써 뉴욕시도 엄청난 세금 감면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BO는 뉴욕주와 뉴욕시 예산과 재정정책에 조언하는 초당파적 기구다.
스위팅 부국장은 “뉴욕시는 금융기관들에게 더 단순하면서도 쉬운 세금체계를 만들어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과 더블라지오 시장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세수가 줄어든다는 부담 사이에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기관들에 대한 세금 감면을 연장해줄 경우 뉴욕주는 새 회계연도에 2억500만달러의 세수 감소를 감내해야하고, 3년 뒤에는 그 규모가 5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뉴욕시도 은행들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줄 경우 수억달러의 세수 감소를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새 회계연도에 뉴욕시가 금융기관들로부터 걷는 세수는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보편적 복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어 시장에 취임한 더블라지오 시장으로서는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앞서 뉴욕주 상원은 유아원과 방과후 학교 지원을 위해 연소득 5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4.25%에서 4.45%로 인상하려던 더블라지오의 계획을 무산시킨 바 있다. 대신 뉴욕주는 주 예산 일부를 활용해 3억달러를 뉴욕시 유아원 교육에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