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3210원→7150원→4730원→7150원→5710원
코스닥 기업인 파루의 최근 한달간 주가 흐름이다. 중국에서 H7N9형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계속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선 동물 백신과 소독제품 개발업체의 주가가 급등했다.
손세정제를 생산하고 있는 파루도 중국에서 신종 AI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가 널뛰기를 했다. 신종 AI가 발병하기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평균 거래 규모가 20만주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이후로 일평균 200만주 이상 거래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는 거의 매매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로지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만으로 거래량이 10배 이상 급증하고, 주가도 12거래일 만에 123% 급등했다. 이-글 벳 제일바이오 등 동물약품을 만드는 기업의 주가 흐름도 파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보름 만에 원금을 두배로 불릴 수 있는 투자였다. 테마주가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 주가가 오를 때 사서 내릴 때 팔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로 투자하는 투자자가 부지기수다. 파루의 거래량 추이를 보면 주가가 하락할 때 거래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 한 달 동안 파루의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장 중 6430원까지 올랐다가 5190원까지 하락했던 지난달 9일이었다.
하루 동안 779만주가 거래됐다. 52주 최고가인 7150원까지 치솟았다가 68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지난달 16일도 459만주나 거래됐다. 파루의 주가는 16일부터 22일까지 닷새 동안 20%나 급락했다. 가파르게 오른 것만큼 추락도 가팔랐다.
파루의 주가가 춤을 추고 있는 사이 중국에선 신종 AI 환자가 꾸준히 늘었다. 파루의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한 전날에도 중국 내 신종 AI 환자 발생지역이 전국 10개 성과 직할시에 걸쳐 39개시로 확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면 파루의 주가는 관계없이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오를 때나 빠질 때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주가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최근 한달 동안 40% 이상 오른 LG유플러스는 테마주가 아니다. 롱텀에볼루션(LTE)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장 공격적으로 영업해 가입자를 크게 늘린 LG유플러스는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1% 늘었다.
호실적을 발표하고 난 뒤 주가는 더욱 탄력적으로 상승했다. 주변에서 LG유플러스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실적으로 다시 한번 확인한 투자자들의 ‘사자’ 주문이 몰려든 덕분이다. 주가가 실적의 함수라는 사실은 트렌드가 바뀌고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주식 시장의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