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최대 쇼핑센터인 가든 스테이트몰. 뉴욕과 뉴저지의 날씨가 이날 갑자기 추워졌지만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객들이 분주하게 오고 가는 모습이었다.
통상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인기 할인품들이 개장과 동시에 바닥이 나기 때문에, 소매점마다 오전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그래선지 오후에 둘러본 쇼핑몰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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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클레어라고 밝힌 흑인 여성은 삼성전자의 42인치 TV를 52%나 할인받았다며 싱글벙글했다. 그녀는 기자가 삼성전자가 있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반갑게 촬영에 응했다.
베스트 바이에 들어서니 TV 코너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다양한 메이커 제품들이 보였지만, 미국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반영하듯 한국 제품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관련해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왔다.
케리 자레일씨는 "스테이플에서 1T 드라이브를 반값에 샀다"며 "사무용품점인데도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할인 때문에 물건을 샀고, 앞으로도 할인된 물건만 살 것"이고 말했다.
반면 타일러 스타우스씨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줄을 서는 고생을 왜 하냐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줄이 없고, 기다릴 필요도 없고, 춥지도 않다"며 "온라인 쇼핑으로 타겟과 JC페니에서 옷을 매장 할인가격보다 더 싸게 샀다"고 자랑했다.
북부 캘리포니아에 사는 마이크 래머드씨는 "동네 쇼핑몰이 오후들어 매우 한산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또 "의류점인 올드 네이비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옆집 사람 얘기가 이날 오후 근무가 당초보다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고 하더라"며 `블랙 프라이데이`의 한산한 모습이 실업률이 높은 이 지역만의 문제인지 궁금해 했다.
알리사 리옥스씨는 미국인들의 소비행태를 매우 못마땅해 했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경우 소비자들이 물건을 싸게 산 것이 아니라 `모라토리움`을 하루 연장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이 물질주의의 전형이고, 크리스마스의 의미와도 동떨어져있다고 밝혔다.
리옥스씨는 더욱이 "미국이 더 이상 금융과 세계(정치)를 컨트롤 하지 못하게 된 반면 나라는 가난해지고 빚에 파묻힌 소비자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인들이 아시아 상품의 노예가 되려는가?"라며 "생각 좀 하고 물건을 사자"고 일침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로 시작된 `홀리데이 쇼핑 시즌`은 미국 소매점들의 최대 대목이다. 특히 미국 경제에서 소비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에 달한다. 미국 경기회복의 강도가 민간소비에 달려 있는 셈이다. 올 연말 쇼핑 시즌의 성적표가 궁금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