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기자] 1000% 넘게 급등한 바이오 종목이 속출하는 가운데 바이오주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헨리포드병원 방사선 종양학과 책임자 김재호 박사는 1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코스닥시장에서의 바이오 과열 열기를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투자자들은 너무 단기간내 많은 성과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호 박사는 벤처기업 뉴젠팜과 함께 전립선암 치료제 `쎄라젠`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1959년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김 박사는 지난 1993년부터 쎄라젠을 개발하고 있다. 벌써 16년의 세월이 흐른 것. 그간 미국 국립보건원(NIH) 투자금 유치, 임상 허가 과정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 박사의 생각에 코스닥 바이오기업들의 잦은 성과 발표를 이해할 수 없다. 김 박사는 쎄라젠의 임상3상에 대해서도 "빨리 진행된다해도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보수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김 박사는 "미국 제약사의 경우 신약개발에 보통 30년 정도 걸린다"며 "투자자들은 오랜 시간 기다려줄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아스피린`을 예로 들었다.
독일의 3대 발명품이란 호평을 받고 있는 아스피린은 개발에 무려 40여년이 걸렸다. 2500년전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마저 버드나무 껍질(아스피린 원료)을 두통 치료에 이용했으니 개발기간을 더 길게 잡을 수도 있다.
아스피린 개발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수많은 고양이가 죽어 약으로 만들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1897년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 아스피린 원료 살리실산에 아세트산을 섞어 아스피린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1960년대 입덧방지제로 판매됐던 `탈리도마이드`가 1만명의 기형아를 낳게 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골수 백혈병 치료제로 다시 태어난 일화도 소개했다.
김 박사는 "지난 16년동안 쎄라젠을 개발하면서 겪은 수많은 경험을 다 얘기할 수 없다"며 "하지만 세계적인 명약은 훨씬 더 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 코스닥시장에선 바이오주들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11월21일 560원에서 전날 1만50원까지 오른 알앤엘바이오(003190)가 상승률 1위(1694.64%)를 기록하고 있고 이노셀(031390), 차바이오앤(085660) 등이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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