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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샌디스크 딜, 삼성전자 못 막아`-니혼게이자이

김경인 기자I 2008.10.22 08:00:16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도시바샌디스크와 함께 소유·운영하는 일본 반도체칩 생산설비 일부를 인수키로 했다. 안정적인 낸드플래시 생산이라는 이유를 내걸었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005930)의 샌디스크 인수를 막기위한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2일 도시바의 샌디스크 생산설비 인수가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를 막기에 충분치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하지 않더라도 도시바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 도시바, 샌디스크 오카이치공장 설비 30% 매입키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1위 메모리카드 업체인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공개했다.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인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할 경우, 샌디스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도시바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시바와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도시바는 "샌디스크를 인수할 의사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발 빠르게 샌디스크와 협상을 진행해 미에현 오카이치에 위치한 합작 공장의 생산설비 30%를 인수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오카이치 공장의 지분 65%를, 샌디스크는 35%를 보유하게 된다. 양 측은 2009년 1~3월중 공식 계약을 체결키로 해 인수가격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도시바 측은 1000억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삼성 막기 `역부족`..도시바 미래도 `안개 속`

도시바는 표면상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설비 인수에 나섰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은 "도시바의 움직임이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를 단념시키기 위한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도시바의 샌디스크 공장 설비인수로 삼성전자와 도시바, 샌디스크 3자 구도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 메모리칩 현물 가격 추이


일각에서는 샌디스크의 잠재적 가치가 줄었기 때문에 도시바의 의도가 먹혀들 것이란 판단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샌디스크의 인수 가치가 줄어 삼성전자가 오히려 쉽게 인수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바의 시도가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를 막지는 못 할 것이라는 점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문은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할 경우,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고객들을 삼성전자에 빼앗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샌디스크에 값비싼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

그러나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를 포기한다 해도 도시바의 미래는 밝지 않다. 전 세계적인 공급 초과로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업환경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샌디스크의 생산설비 일부가 도시바로 간 것은 세계 반도체칩 수급 불균형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시장이 2009년 하반기까지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달 19일 2008회계연도 1분기(4~6월) 650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 적자를 탈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시장에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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