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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점점 멀어지는 ‘내집 꿈’

조선일보 기자I 2006.05.11 07:58:30

분양가 계속 뛰고 3년새 2배
중소형 공급 줄고 전체의 39%

[조선일보 제공]
“분양가가 평당 1300만원에서 1400만원 정도로 예상돼요.”

최근 용인 성복지구를 둘러본 샐러리맨 이모(39)씨는 중개업소에서 오는 8월 분양예정인 G아파트의 예상 분양가를 듣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인근에서 2003년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보다 거의 2배 올랐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반드시 부동산 가격만은 잡겠다고 공언하면서 많은 집 없는 샐러리맨들이 내집 마련 기회가 올 것으로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는 매물이 없고 민간 분양아파트는 분양가가 계속 치솟아 내집 마련 꿈은 멀어지고 있다.

◆수요 몰리는 곳일수록 분양가 더 올려=판교 신도시 수혜지역으로 꼽히면서 인근 용인 지역 같은 알짜지역 분양가는 급등하고 있다.

전국의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작년 평균 696만원에서 올해 769만원으로 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특히 경기도 지역의 분양가는 작년 753만2100원에서 1046만6000원으로 급등했다. 분양가가 올라도 감독당국이 규제하기는 어렵다. 용인시청 건축과 한대희 과장은 “시민들이 분양가를 낮춰 달라는 요구를 해오고 있지만 민간 택지는 분양가 신고제이기 때문에 가격 조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가 민간 건설업체들은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중대형 평형 건설에 집중, 20평형대 소형평형은 공급이 거의 중단 상태다. 현대건설이 올 초 분양했던 김포 고촌아파트는 전체 2605가구의 대단지인데도 최소 평형이 34평형대로, 20평형대가 아예 없다. ‘닥터아파트’ 김영호 팀장은 “건설업체들이 이익이 많이 나는 중대형에 치중하다 보니 지방에서는 20평대 공급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다=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3년 전국에 분양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10만1376가구 중 중소형 평형(전용 25.7평 이하)은 전체 공급량의 49.6%인 5만330가구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중소형 평형 공급이 급감, 작년에는 전체 공급량의 39.1%인 3만6054가구 공급에 그쳤다. 특히 올해 수도권의 중소형 공급물량은 2003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대형 평형 수요자가 많은 강남권은 재건축 규제로 중소형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단독세대가 급증하고 있다”며 “당장은 대형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중소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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