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질환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이 현재 입원 중인 여성 환자를 자체 집계한 결과, 전체 54명 가운데 11명이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20·30대 여성도 포함됐다. 간경변증은 음주 외에도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해당 사례를 모두 술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과도한 음주 역시 간 손상과 간경변증의 주요 위험요인인 만큼 젊은 여성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간경변증은 지속적인 간 손상으로 정상 간 조직이 섬유화되면서 간의 구조와 기능이 변화하는 질환이다. 과도한 음주뿐 아니라 B·C형 간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은 주로 간에서 대사되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와 산화 스트레스 등이 간세포를 손상시킨다. 초기 지방간은 금주를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간경변증까지 진행하면 회복이 쉽지 않고, 복수와 황달, 식도·위 정맥류 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젊은 층의 음주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폭음’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한 번의 술자리에서 5잔 이상을 월 1회 이상 마시면 ‘월간폭음’, 같은 양을 주 2회 이상 마시면 ‘고위험음주’로 분류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5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월간 폭음률은 20대 34.2%, 30대 26.6%, 40대 23.6%로 나타났다. 특히 30·40대 여성의 월간 폭음률은 2019년보다 증가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민철 원장은 “매일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음주 습관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음주 빈도뿐 아니라 한 번에 마시는 양과 폭음의 반복 여부도 중요하며,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마시는 습관이 이어진다면 자신의 음주 패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질환은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음주량과 음주 기간,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등을 종합해 평가하며, 폭음이 반복되거나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 상승이나 지방간이 확인됐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안민철 원장은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뒤에도 음주를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다면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 보거나 ‘왜 또 술을 마셨느냐’고 비난하기보다 알코올 사용장애가 동반돼 있는지 살펴야 한다”며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이 확인되면 음주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단주를 치료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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