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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앞두고 전선은 이미 벌어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스페인에 대해 솅겐 협정 적용을 한 달간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핀란드와 덴마크가 즉각 지지했고, 프랑스와 포르투갈도 국경 검문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EU에 “솅겐 협력 중단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솅겐 지역은 29개국이 국경 검문 없이 사람과 물자를 자유롭게 오가도록 한 협정으로, 인구 4억5000만명이 적용을 받는다. 회원국이 특정 국가를 겨냥해 이를 정지시키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30일 북아프리카 해안의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 모로코 쪽에서 약 6만명이 한꺼번에 밀입국한 것이 발단이 됐다. 스페인 내무부에 따르면 도항 과정에서 최소 67명이 숨졌다. 세우타는 인접한 멜리야와 함께 EU가 아프리카와 맞닿은 유일한 육상 국경으로, 수㎞를 헤엄치면 닿을 수 있다.
서한에는 멜로니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네덜란드·벨기에·핀란드 정상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불법 입국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만들어지면 추가 시도를 부추기고 공동 이주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르츠 총리는 모로코를 향해 “불법 이주민을 즉시 데려가라”고 요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세우타에서 나온 영상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누구도 우리의 규칙을 지키지 않고 EU에 들어오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적었다.
스페인은 반발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보낸 별도 서한에서 일부 회원국 정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기적이고 분열적이며 불법적인” 반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수 국가가 지지와 연대를 보낸 반면, 일부는 “편견, 가짜뉴스, 무지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이끌려 스페인을 공격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이 48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국경 통제를 완전히 회복했고 유럽 본토로의 무단 이동을 한 건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세우타 자체가 솅겐 지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페르난도 그란데마를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밀입국자 대부분은 이미 세우타를 떠났다”며 상황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스페인 당국은 해상 밀입국을 막기 위해 공기를 넣어 부풀리는 차단벽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세우타는 2021년에도 며칠 새 8000여명이 넘어와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 외교 갈등을 키운 전례가 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4월 미등록 이주민 50만명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승인하는 등 유럽에서 이민에 가장 우호적인 정책을 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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