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명예 회복이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인사는 현재 ‘글로벌 초일류’ 삼성을 만든 산증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4일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10년째 이어진 삼성 사법 리스크는 이 회장만 해당하는 게 아니었다”며 “모든 임원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는데, 삼성 임원의 상징적인 인물인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의 이번 무죄 판결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두 인사는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2월 미전실이 해체되기 전까지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의 핵심 인사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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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 전 부회장은 ‘1등 삼성’의 길을 새로 닦다시피 한 전설적인 경영자다. 2006년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으로서 삼성 TV를 사업 시작 34년 만에 처음 세계 1위로 올려놓은 게 대표적이다. 2007년에는 정보통신총괄로 옮겨 휴대폰을 노키아에 이은 확고한 2위로 만들었다. 이는 추후 스마트폰 세계 1위의 발판이 됐다. 그렇게 꺾은 곳들이 당시에는 넘볼 수 없는 상대로 여겨졌던 소니, 인텔, 노키아 등이다. 이즈음부터 삼성전자는 이제 글로벌 초일류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가 정확한 일 처리 능력과 절도 있는 생활로 ‘디지털 보부상’ ‘독일 병정’ 등으로 불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삼성 전직 임원들은 지난 10년 사법 리스크를 돌아보며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최지성 전 부회장의 법정 진술 등은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일에 대한 그의 열정과 완벽주의를 잘 알기 때문에 너무 안타까웠다”고 입을 모았다.
장 전 사장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분석력으로 ‘삼성의 제갈량’으로 불린 인사다. 1978년 삼성물산으로 입사해 경공업품 개발업무를 맡은 뒤 이후 쭉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최 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업무에 대한 집념을 바탕으로 계열사간 사업을 물밑에서 조율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 이후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대한 논란이 나온다. 대법원 상고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재계 고위인사는 “이젠 삼성 임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