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출판과 도서, 제지 관련 종목이 크게 오른 데 이어 고려아연과 티웨이항공 등 경영권 분쟁을 치르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면서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변동성이 큰 테마주의 특성을 이용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단기적인 이슈로 급등한 종목들은 재료 소멸 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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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예스24(053280)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11.43%) 하락한 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예스24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이후 2차례 상한가를 포함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나 이날 결국 조정을 맞았다.
예스24의 모회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016450)는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11일과 14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곧바로 15일(-21.97%)과 16일(-8.77%)엔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러한 주가 급등락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출판업계에 관한 관심이 단기적으로 쏠린 탓으로 풀이된다. 수상 직후 주가가 급격하게 오른 ‘노벨상 테마주’로 꼽히는 삼성출판사(068290), 밀리의서재(418470), 예림당(036000) 등도 2거래일째 내림세를 기록했다.
특히, 예림당은 최근 ‘경영권 분쟁 테마주’로 분류되는 티웨이홀딩스(004870)의 최대 주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한 주(10월 7~11일)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3개 종목은 예림당(68.47%), 티웨이홀딩스(60.77%), 대명소노시즌(007720)(57.67%)으로 집계됐다.
이는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이 올해 들어 지분율을 26.77%까지 높이면서 기존 최대 주주인 예림당 측 지분율 29.97%를 따라잡자 티웨이항공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을 하나의 테마로 바라보면서 지난주에만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 주식을 각각 9억원, 127억원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이 최근 이와 관련한 추가 지분 매입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는 급등세를 멈췄다.
◇‘경영권 분쟁’도 테마株로…“기업 펀더멘탈로 선별”
또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010130)과 영풍 관련 종목의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양측의 공개매수 가격이나 물량, 종료 여부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다. 지난 9월 초 50만원 중반에 머물렀던 고려아연 주가는 양측의 분쟁이 이어지면서 80만원선을 돌파했다.
고려아연 지분 1.85% 보유한 영풍정밀(036560)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216.02% 오르면서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풍정밀은 영풍·MBK파트너스가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끝내자 이튿날 8.94% 하락하며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선 경영권 분쟁까지 테마주로 삼아 투자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통상 테마주를 자세히 살펴보면 각 기업의 가치나 실적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데다 주가가 급등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오른 종목은 기업 가치나 실적과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재료가 소멸하면 순식간에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이슈를 따라가기보다 펀더멘털이 탄탄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도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주의 단계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 8일 공개매수 관련 종목 주가가 실제 기업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게 급등해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한다는 취지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