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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머리카락 한 올 없는 거실 바닥을 마주할 수 있었다. 출근 전 기기 작동을 깜빡하더라도 문제없다. 로보락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하면 스마트폰으로 기기 작동이 가능하다. 앱에서 터치 한 번이면 알아서 척척 청소를 마친다. ‘3대 이모님’이라는 별명이 무색지 않다는 세생각이다.
무엇보다 가사도우미 ‘이모님’에 견줄 만한 건 사람의 역할을 대부분 대체한다는 점이다. 큐레보 프로는 진공 청소뿐 아니라 물걸레 청소, 자동 세척·건조 기능까지 갖춘 만능 제품이다. 청소가 끝나면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본체에 쌓인 먼지를 자동으로 비워낸다. 물걸레는 60℃의 온수로 자동 세척한 뒤 45℃의 따뜻한 공기로 완전 건조해 냄새를 방지한다.
스테이션은 다소 크고 투박하지만 물통과 먼지통이 각각 4000㎖, 2000㎖로 대용량이라 비우고 채우는 수고로움을 덜었다. 20평대 집안을 청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15분 간격으로 물걸레를 세척하며 매일 청소기를 돌린 결과 물통은 5일마다 비우고 채워야 했지만 손걸레질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먼지통은 최대 7주 이상 비우지 않고 사용 가능할 정도로 넉넉하다.
청소 실력도 웬만큼 야무진 ‘이모님’ 못지않았다. 두 개의 원형 걸레가 돌아가는 ‘듀얼 회전 물걸레’의 회전 속도는 200rpm(분당 회전 수)으로 사람이 손으로 하는 걸레질이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다. 바닥에 음료를 엎지르자 해당 구역을 여러 번 오가며 반복적으로 닦아냈다. 덕분에 각종 먼지와 얼룩은 물론 찌든 때까지 말끔하게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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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트나 러그를 인식하면 물걸레를 10㎜ 들어 올려 바닥이 젖지 않게 청소하기도 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운 욕실 앞 발 매트는 오르지도, 피하지도 못해 아쉬웠다. 의자나 사람의 발 등 각종 장애물을 곧잘 회피하는 편이었으나 충전기나 USB 케이블은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해 이를 빨아들이려다 작동이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물론 전선이 많이 깔린 공간과 같은 위험 구역은 앱에서 ‘스킵 영역’으로 지정해 기기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 신발장, 화장실 등 갇히기 쉬운 공간은 별도 지정 없이도 ‘라이다’(LiDAR) 센서가 집 구조를 스캔한 뒤 진입 금지 구역으로 자체 설정한다.
로보락 앱에서는 집 구조도를 통해 거실과 부엌, 안방 등 원하는 구역별 청소가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청소 방식을 달리할 수도 있다. 대청소에 적합한 정밀 청소 모드를 비롯해 고강도 진공 청소, 초정밀 물걸레 청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청소모드(일반·저소음·터보·최대출력 모드), 물걸레청소 물분사량, 청소횟수, 경로설정 등을 개인 맞춤형으로 지정할 수 있다.
열 기능을 차치하고 청소기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건 흡입력이다. 큐레보 프로의 흡입력은 7000Pa(파스칼)로 전작인 큐레보(5500Pa)에 비해 향상돼 일상 청소용으로 충분하다. 로봇청소기가 세컨드 가전을 넘어 주력 청소기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이유다. 청소의 종말도 머지 않은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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