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K라면 수출…세계화 이끄는 대표 삼인방은

남궁민관 기자I 2024.01.25 05:45:00

지난해 라면 수출액 1.3조 육박…10년만 5배 급증
불닭볶음면 성장 이목…작년 수출로만 6600억원 전망
전통강자 신라면, 해외법인 성과 더하면 홀로 1.2兆
일찌감치 러시아 파고든 도시락, 전쟁 통에 더욱 성장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K라면을 즐기는 세계인이 날로 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에 판매하는 라면 수출액은 10년 전인 2014년 2억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10억달러에 육박하며 5배 가까이 껑충 뛰었고 세계 각국에서 생산되는 K라면 역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서다.

경남 밀양을 거점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전체 수출량 성장을 견인한 주역으로 주목을 받는 가운데 강력한 해외 생산거점을 둔 농심(004370) ‘신라면’, 팔도 ‘도시락’도 K라면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하며 꾸준히 활약하는 모양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현지인들이 농심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사진=농심)
◇수출 역군 ‘불닭볶음면’…‘신라면’ 해외법인까지 막강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전년(7억6541만달러) 대비 24.4% 증가한 9억5243만달러(한화 약 1조2800억원)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4년(2억846만달러)에 비해선 무려 4.6배(356.9%) 늘어난 역대 최고치다.

K라면 수출액 증가의 주역은 단연 삼양식품 대표 라면 불닭볶음면이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산 지난해 삼양식품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3% 증가한 1조1934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은 68% 안팎인 점과 불닭볶음면이 차지하는 비중(81% 내외)을 고려하면 지난해 불닭볶음면 수출액만 6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실상 지난해 국내 라면 전체 수출액 가운데 절반 이상을 불닭볶음면이 도맡은 셈이다.

실제로 매출액 9090억원을 달성한 지난 2022년 삼양식품(003230)은 이미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라면 수출액 60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해 국내 라면 전체 수출액의 55% 수준이다.

이번 관세청 수출액은 국내에서 생산돼 해외 판매되는 라면에 대한 집계로 여기서 배제된 각사 해외생산법인 매출액까지 더하면 전세계 K라면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라면 전통강자 농심 신라면의 경우 수출에 더해 미국 등 해외생산법인의 성과까지 더해지며 내수 대비 해외 매출액의 절대 규모와 상대 비중 모두를 키워가고 있다.

이날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신라면 국내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1조2100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단일브랜드 매출액 1조원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중 수출과 미국 등 해외생산법인 성과를 더한 해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7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처음 전체 매출액 절반 이상(54%)을 해외에서 거둔 농심 신라면은 2022년 58%, 지난해 59%로 해외 비중을 키우며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심은 올해 하반기 미국 제2공장 라인 증설을 예정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멕시코 등 남미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다음달 밀양 제2공장 착공에 돌입하며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러시아선 ‘국민라면’…틈새 제대로 파고든 ‘도시락’

일찌감치 러시아생산법인을 세워 현지 공략에 성공한 팔도는 최근 뜻하지 않은 성과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 1991년 일찌감치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팔도는 현재 도시락루스와 코야 등 현지판매·생산법인을 통해 도시락을 선보여 현지 라면 시장 점유율 62%를 차지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가장 최근 공개된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법인의 총 매출액은 지난 2021년 3026억원에서 2022년 4915억원으로 무려 62.4% 급증했다는 점이다. 비상장사로 오는 2분기께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전년 대비 10% 수준 성장을 거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은 연초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점진적 성장 중이던 팔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후 잠정 중단 또는 철수하는 다른 해외기업과 달리 오히려 도시락 상승세를 맞이했다”며 “러시아 현지의 문화·정치·사회적 특성에 맞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 사례로, 전시 상황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고 쉽게 내용물이 변질되지 않는 특성으로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이라고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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