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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연수원이 발간한 ‘2022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1년 형법범죄 발생건수(91만7787건) 가운데 사기가 29만7981건으로 전체 형법범죄의 32.5%로 가장 많았고, 절도 16만6782건(18.2%), 폭행 11만9515건(13.0%) 등이 뒤를 이었다.
손 변호사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기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사기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며 “사기와 절도는 불황 범죄로 분류되는데 그만큼 경제가 침체됐다는 방증이다. 비대면과 불황이 맞물리면서 사기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기 수법도 기술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손 변호사는 “과거에는 신분증이나 계약서를 위조해 사기를 벌였다면 최근에는 해킹을 통한 보이스피싱 또는 투자 사기 건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테라·루나 코인 사태’를 꼽았다.
실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올해 3~10월 진행한 ‘사이버 사기·금융 범죄’ 집중단속(2만7264명 검거) 결과를 보면 유형별로 직거래 사기가 40.22%로 가장 많았고 투자 빙자 가상자산 등 이용 사기(38.35%), 게임사기(6.71%), 가짜 쇼핑몰·이메일 사기(1.58%) 순으로 집계됐다.
손 변호사는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걸리면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사기 범죄가 지능화하고 있다”며 “중고 거래를 통한 송금 사기 등 순간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을 노려 사기를 치는 수법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나 ‘저가 구매’, ‘고수익 알바’, ‘원금 보장 투자’ 광고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는 등 방법으로 오히려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을 겨냥한 사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손 변호사는 “젊은 사람들한테 정보가 취약할 수 있는 부분에서 범행이 많이 일어난다”며 “전세사기만 보더라도 피해자로 인정받은 열명 가운데 일곱명은 20~30대로, 이들의 피해가 모여 대규모 전세사기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액은 1인당 1억~3억원 수준으로 법정 최고형이 10년이다. 손 변호사는 “억 단위 사기를 치더라도 실제로 실형 선고가 많지 않다”며 “사기 범죄 양형 기준을 현행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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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청조 사례와 같이 범죄 수익으로 구입한 물품이 제3자한테 갔다면 몰수 등을 따지더라도 법리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정비 중인 법령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부패재산몰수법) 일부 개정을 꼽았다.
손 변호사는 “부패재산몰수법 개정은 ‘특정사기범죄’ 유형에 전세사기도 포함해 전세사기 범죄 피해 재산을 몰수·추징하고 피해자에게 환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법령 정비가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사기 피해 변제를 고려한 양형 조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손 변호사는 “사기 범죄에 있어서 결국 피해자 구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사기 형량을 올리되 피해 변제가 제대로 됐을 경우 형을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빠른 피해 방지는 범죄피해 예방정보에 관심을 갖고 애초 사기 범죄에 당하지 않는 것”이라며 “개인정보 보안 등에 주의를 기울여 사전에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손 변호사는 2002년 부산지검을 시작으로 서울남부지검, 서울동부지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특수, 금융, 증권, 조세, 보험범죄 수사를 전담했다. 2015년에는 정부합동 보험범죄대책반 팀장을 맡았고, 2016년 법무법인 광장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