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전선업계가 높은 수주 잔고를 앞세워 실적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의 올해 1분기말 기준 수주 잔고는 3조40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5.3% 증가한 수준이다. 대한전선의 1분기말 기준 수주 잔고는 1조5482억원을 나타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LS전선은 대만 1차 해상풍력단지 건설산업의 8개 프로젝트에 대한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모두 싹쓸이했다. 2019년부터 누적 수주액은 약 1조원에 이른다. 대만은 2025년까지 1차 사업을 통해 5.5GW 규모의 풍력단지를 완공하고 2035년까지 15GW 규모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LS전선의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차 사업과 관련해 이미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올해부터 관련 수주가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해저케이블 금액만 약 3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LS전선의 경우 해저케이블의 제조와 시공까지 일괄 공급이 가능한 업체인데다, 특히 다른 유럽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대만과 한국이 상대적으로 가까워 운송비 등 비용 측면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LS전선은 최근 해저케이블 전문 시공업체인 KT서브마린의 지분을 인수, 시공 역량을 강화했다. KT서브마린의 경우 케이블을 해저에 포설하거나 매설하는 기업으로, LS전선은 사실상 케이블의 생산과 시공,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대한전선 또한 수익성이 높은 초고압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수주잔고 중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지난해 북미에서만 연간 3억달러 이상을 수주하며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데다 올해 독일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쿠웨이트 수전력청(MEW)이 발주한 6500만 달러 규모 초고압 전력망 턴키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용 케이블 수요가 늘면서 국내 전선업계의 증설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LS전선은 최근 국내 유일, 아시아 최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강원도 동해시에 준공했다. 대한전선도 지난해 12월 10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임해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이곳에 33kV~154kV급 설비를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345kV 외부망과 HVDC 등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