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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view]기준금리 인상 마지노선은

송길호 기자I 2021.11.03 06:15:00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저자

[신세철 경제칼럼니스트] 2021년 한국경제는 경기냉각 효과를 내는 (기준)금리인상과 상충되게 경기를 자극하는 재정확대가 엇갈리는 딜레마에 마주쳐 있다. 금리는 역내경제 전 분야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지만 재정은 특정 분야에 제한되는 핀셋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로 상충되는 정책혼합이 존재할 때는 기대효과가 클지 부작용이 심각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도 고려해야 하지만 금리는 성장과 물가, 고용 같은 거시경제의 현재와 미래 상황을 반영하며 결정되어야만 대내외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다.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에는 시장금리가 거시경제상황에 걸맞는 ‘적정금리’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기준금리 조정은 시장금리가 무리 없이 제 자리를 찾아가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적정금리 수준은 각국 중앙은행이 준용하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에 따라 (잠재)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가정하면, 시장자동조절 기능에 따라 시장금리는 자연스럽게 적정금리 수준으로 수렴해야 마땅하다. 기준금리를 억지로 올리거나 끌어내리면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중장기로는 시장금리가 거시경제상황을 반영하는 적정금리 수준으로 회귀하기 마련이다.

2021년 현재,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가설에 대하여 우리나라 거시경제 상황과 견주어 논리적 타당성을 살펴보자.

먼저, 경기안정을 위해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면 중장기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IMF 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0.9% 성장에 이어 2021년 4.3%로 추정되고 있어 2년간 성장률 평균값은 1.7%로 잠재성장률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2022년 성장률은 3.3%로 예측되는데 그 이후에야 잠재성장률 평균치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금리인상을 서두르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다.

다음, 물가가 높아서 금리를 올리려면 먼저 물가상승 원인이 공급 측면인지 수요 측면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수요초과로 물가가 오른다면 수요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타당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공급에 애로가 있어 물가가 오르는데 금리를 올린다면 원가상승으로 물가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2021년 현재 물가상승은 원자재 수급불안, 농수축산물 공급 부족, 임금상승 같은 공급 측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생산원가인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변죽을 울리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까지 부추겨 심하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잠재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적정금리는 4%이하로 추정된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의 4배 내외로 형성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가 1%까지 인상되면 시장금리는 한계선인 4%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20년 들어 2%로 추정되고 (중장기)물가상승률은 2%를 밑도는 상황에서 총평균 대출금리 즉 시장금리가 4% 이상으로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 잠재성장률이 하향추세인 상황에서 과도한 금리인상은 경제순환에 예기치 못할 충격을 줄 수 있다. 생각해보자.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보다 높은 금리를 지불하고 살아날 계속기업이 많아지면 기업부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금리 조정은 서둘지도 말고 때를 놓치지도 말아야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시장금리에는 그보다 낮은 수익을 내는 한계기업이나 사업은 퇴출되거나 최소한 확장은 금해야 한다는 냉정한 메시지가 담겨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거시경제 상황에 비하여 시장금리가 낮아 경기가 과열되었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시장금리를 적정금리 수준에 이르도록 유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경기부진이 예상될 때는 시장금리를 적정금리 아래로 이끌어야 경제순환이 순조롭다. 강조하건대, 경제순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금융을 특정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남용하다가는 더 큰 위험과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어느 결에 드리우기 마련이다.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저자라고 표기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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