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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49% 득표로 180석 장악
19일 이데일리가 20대·21대 총선에서 여야 각 정당이 얻은 득표수와 의석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국 지역구 선거에서 전체의 49.26%인 1434만5425표를 얻어 163석을 가져갔다. 반면에 통합당은 40.92%인 1191만8026표를 득표했음에도 84석에 그쳤다. 전국적으로 볼 때 약 8%포인트 가량 차이에 불과했는데 의석수는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전국에서 37.00%만 득표하고도 110석을 차지해 1당 자리를 가져갔다. 당시 새누리당은 민주당보다 많은 38.33%를 득표하고도 105석으로 2당에 머물렀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압승은 초접지가 많았던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근소하게 승리를 가져간 덕이다. 서울에서 민주당은 전체의 52.81%인 304만9272표로 49석 중 41석을 독식했다. 반면 41.38%(238만9379표)를 확보했던 통합당은 8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경기에서도 민주당은 53.33%(383만6642표)만으로 59석 중 86%인 51석을 싹쓸이했다. 반대로 통합당은 영남에서 득표 비율 이상으로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대구에서 59.35%(82만3722표)를 확보해 12석 중 11석을 가져갔다. 반면 대구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28.52%(39만5807표)는 사표가 됐다. 13석이 걸린 경북 역시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표 37만8369표(24.96%)는 0석으로 귀결됐다.
지역구 선거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표심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엿볼 수 있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33.84%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역할을 한 더불어시민당의 33.35%보다 소폭 앞선다. 다만 진보성향의 유권자의 경우 정의당(9.67%)과 열린민주당(5.42%)로 일부 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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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를 줄이고 민심을 반영한 국회를 구성하는 것은 정치권의 오랜 고민이자 목표다. 이번 4·15총선에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했던 것도 선거 때마다 왜곡되는 민심을 의석수에 반영하고 군소정당의 원내진입을 돕는데 취지가 있었다. 하지만 신생 선거법의 허점을 노린 거대양당의 꼼수 위성정당의 탄생과 ‘2중대’를 자처하는 비례위성정당의 난립으로 오히려 표심이 더 왜곡되는 결과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누더기가 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정의당 등 지난해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했던 ‘4+1협의체’(민주·바른미래·정의·민주평화+대안신당) 역시 허점이 있었던 것을 인정하고 재개정 논의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며 앞으로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80석을 가져간 민주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주도적으로 나서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공정한 선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제 첫발을 뗀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인 만큼 보완을 거쳐 정착할 수 있도록 21대 국회에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민주주의 근간을 망치는 꼼수 위성정당을 막고 다양한 정치세력이 원내에 진입해 정책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