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카메라모듈` LG이노텍, 올 1분기..11분기만 적자 전망

양희동 기자I 2019.04.12 06:00:00

16년2분기 이후 첫 적자 전환..애플 아이폰 부진 타격
올 하반기 ''트리플 모듈'' 채용 확대로 회복 기대감
카메라모듈 이어 3D센싱 모듈로 성장 박차

LG이노텍 2018년 1분기 이후 실적 추이. 올해 1분기는 추정치. (자료=에프앤가이드·단위=억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세계 1위 카메라모듈 업체인 LG이노텍(011070)이 올해 1분기 적자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8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LG이노텍이 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2분기 이후 11분기만에 처음이다. 애플의 부품 공급 수요에 따라 매년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저조 하반기 상승)’의 실적 흐름을 이어왔지만, 이번엔 아이폰 신제품의 판매 부진까지 겹쳐 영업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LG이노텍은 듀얼에 이은 트리플 카메라 채용 확산과 ToF(비행시간 거리 측정) 3D센싱 모듈 등 최첨단 신제품 양산을 통해 신규 수요 확대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 1분기 실적 컨세서스(전망치)는 매출 1조 6557억원, 영업손실 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7% 감소하며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LG이노텍은 세계 1위인 카메라모듈을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이 실적을 견인하며 역대 최대 매출인 7조 982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메라모듈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8.7%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특히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듀얼카메라 모듈은 아이폰은 물론 중국 제조업체들도 스마트폰 탑재를 늘리며, 카메라모듈 점유율은 2년 전인 2016년(14.5%)과 비교해 4.2%포인트나 증가했다. 삼성전기(009150)(12.8%)와 격차도 2년 새 3.8%포인트에서 5.9%포인트로 확대됐다.

하지만 애플에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해온 LG이노텍은 아이폰 신제품의 감산 결정과 판매 부진 등에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올 1분기 매출은 8600억~9600억원 선에 그쳐 1조원 미만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광학솔루션 매출(1조 141억원)보다 최대 15%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손실 규모도 38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실적 부진은 광학솔루션 사업의 영향으로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2분기도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 애플과 중국 업체 등의 스마트폰 신제품에 트리플카메라 채택이 늘어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LG이노텍은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용 ToF 모듈을 양산하며 카메라모듈에 이어 최첨단 3D 센싱 모듈을 새로운 1등 사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 ToF 모듈은 LG전자(066570)의 전략 스마트폰 ‘LG G8 씽큐’에 장착됐다.

ToF 모듈은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해 사물의 입체감과 공간 정보, 움직임 등을 인식하는 최첨단 3D 센싱 부품이다. 3D 인식 가능한 구간 거리가 길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얇게 만들 수 있어 스마트폰용으로 적합하다. 또 생체 인증이나 동작 인식,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능 등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카메라 수요가 폭증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고 하반기에는 트리플카메라로 실적 반전이 가능하다”며 “내년에는 3D 카메라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며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이 양산 중인 3D 센싱 ToF 모듈. (사진=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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