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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내외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5월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생산한 베뉴를 현지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베뉴는 국내에서 ‘엔트리급 소형 SUV’로만 알려졌지만, 인도 현지에서는 ‘커넥티드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베뉴는 현대차의 ‘블루링크’ 기술을 탑재해 총 33개의 첨단 기능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10개는 인도 현지 시장에 특화된 기능이다. 특히 현지 통신업체인 ‘보다폰 아이디어’의 심카드를 내장해 끊김없는 연결성을 제공하며, 인도 공식 언어인 힌디어와 영어를 구현하는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이 탑재된다.
베뉴는 현재 인도 시장에서 커넥티드카 분야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마루티 스즈키의 ‘브레자’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지에서는 베뉴의 첨단 기능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뉴는 하반기 세계 시장 출시에 앞서 이례적으로 인도에서 먼저 선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대차가 중국 생산시설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한 가운데 인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3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현대차가 ‘포스트 차이나’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인도는 아직 자동차 보급률이 1000명당 35대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인도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14년 254만여대에서 매년 3~8% 고속 성장하며 지난해에는 337만대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은 144대다. 아직 일본(500대)이나 한국(360대)보다 낮지만 성장세는 더디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6년 18% 성장 이후 2017년 3.3%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성장(-3.4%)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갈등 이후 중국 내 현대차 판매가 줄어든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현대차는 1998년 9월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시에 공장을 세웠다. 2008년 2월에는 2공장까지 가동에 들어가며 연간 70만대 생산 체제를 갖췄다.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량은 55만대에 달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는 추세다. 올해 초 현대차는 인도 공장에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5만대 이상 늘리기로 했다. 친환경차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S. 가네시 마니 현대차 인도법인(HMIL) 생산 담당 부사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를 대량생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공략도 속도
인도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인도 카셰어링 업체인 ‘레브’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기아차와 함께 ‘인도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호출(카헤일링) 서비스 업체 올라에 3억달러(약 3384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이 단행한 해외기업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 오토쇼에서 베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베뉴는 영어로 특별한 일이나 활동을 위한 ‘장소’를 의미한다. 이 차명은 베뉴의 내부 공간은 물론 베뉴와 함께 도달할 장소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엔트리 SUV 고객들이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스마트한 도심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든든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안전 사양, 활용성 높은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엔트리 SUV 시장을 선도하는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